기준 금리 긴축 기조가 막바지에 다다랐다는 전망에도 국내 기업들은 이전에 쌓아놓은 현금을 유지하고, 부채를 줄이는 등 유동성을 늘리는 대응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시가총액 상위 10개 기업(삼성전자, LG에너지솔루션, SK하이닉스, 삼성바이오로직스, 포스코홀딩스, 현대자동차, 네이버, 기아, LG화학, 삼성SDI, 에코프로비엠)의 3분기 말 기준 유동비율은 190.89%로 지난해 말 188.02% 대비 2.86%포인트(p) 늘었다.
유동비율은 유동부채 대비 유동자산 비율로, 기업이 보유한 지급능력을 보여주는 지표다. 유동비율이 188%라는 것은 기업이 단기간에 갚아야 할 돈보다 현금화할 수 있는 자산이 1.88배 많다는 뜻이다.
시총 10대 기업의 유동부채는 지난해 말 260조1056억 원이었으나 올해 9월 말에는 256조6778억 원으로 줄었다. 현금 등이 포함된 유동자산은 489조400억 원에서 489조9687억 원으로 다소 늘었다.
유동비율이 가장 크게 개선된 곳은 14.85%p 늘어난 포스코홀딩스로, 지난해 말 대비 3분기 유동부채를 1조1278억 원 줄이고 유동자산을 9596억 원 늘렸다. 단기차입금을 제외한 대다수 유동부채를 줄였고, 유동자산에서 매출채권이 전년 말 대비 1조6836억 원 늘었다.
LG화학은 유동부채를 4096억 원 줄이고, 유동자산을 9736억 원 늘려 유동비율이 10.67%p 상승했다. LG화학 역시 지난해 말 대비 매출채권이 크게 증가했다.
이외에도 현대자동차(7.92%p), 기아(6.73%p), SK하이닉스(5.29%p), 삼성전자(1.53%p), LG에너지솔루션(0.16%p) 등이 지난해 말 대비 유동비율을 늘렸다.
반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유동비율이 22.33% 급감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유동부채를 739억 원 줄였으나 유동자산이 1조312억 원 급감했다.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이 6116억 원, 단기금융상품이 6689억 원 줄어든 영향이다.
이 밖에도 네이버(-3.69%), 에코프로비엠(-0.90%) 등도 유동비율이 감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