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고금리 장기화’ 돌입 시그널…‘충분히 장기간 지속’ 문구에 쏠린 시선

입력 2023-11-30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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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금통위, 30일 기준금리 연 3.5% 동결…만장일치
향후 금리 방향 의견 엇갈려, 금통위원 2명 “동결” vs. 4명 “인상 필요”
통화정책방향 의결문, 긴축 기조 표현 ‘상당 기간’→‘충분히 장기간 지속’ 변경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30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한국은행)
한국은행이 고금리 장기화에 돌입한다는 시그널을 내비쳤다. 통화정책방향 의결문에 ‘충분히 장기간 지속’이란 새로운 문구를 반영하면서다. 시장에서는 “인상 사이클을 끝났다”고 분석하고 있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30일 올해 마지막으로 열린 통화정책방향(이하 통방) 결정 회의에서 위원 전원 만장일치로 기준금리를 연 3.50%로 동결했다. 올해 1월 3.25%에서 3.50%로 인상한 이후 7차례(2·4·5·7·8·10·11월) 회의에서 금리를 조정하지 않기로 한 것이다.

시장이 관심은 이날 통화정책방향 의결문에 긴축 기조와 관련해 ‘충분히 장기간 지속’이란 문구에 쏠렸다. 지난달 통방 문구에서 ‘상당기간 지속’이란 표현에 변화를 준 것이다. 통상적으로 시장에서는 통방 문구 내 ‘당분간’이란 문구는 3개월, ‘상당기간’은 6개월로 해석한다.

이 총재는 금통위 직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이 부분에 대해 “‘상당기간’을 6개월로 해석한다고 하는데, 어느 정도 금리를 유지할지 몇 개월이라고 이야기하고 싶지는 않다”며 “물가상승률이 목표 수준인 2%로 충분히 수렴한다는 확신이 있을 때까지이고 이는 6개월보다 더 걸릴 수도, 덜 걸릴 수도 있다. 현실적으로는 더 걸릴 것이라는 생각이 많이 든다”고 말했다.

금통위원들 사이에서도 향후 3개월 기준금리 전망에 변화가 생겼다. 우선 지난달 금통위에서 ‘금리 인하’ 가능성도 열어둬야 한다는 의견을 개진했던 금통위원이 금리 인하 의견을 철회했다. 이날 향후 기준금리 추이에 대해서는 2명이 동결, 4명이 추가 인상 필요를 제시했다.

이 총재는 “(10월 금통위에서 금리 인하 필요 언급) 해당 위원이 인하 가능성을 열어두자는 말씀을 철회하신 게 맞다”며 “지난번에는 이스라엘 하마스 전쟁도 있고 유가도 급등해 불확실성이 컸는데, 한 달 새 그러한 불확실성이 줄었다고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시장에서는 인상 사이클은 끝났고, 고금리 장기화에 돌입했다고 분석하고 있다. 백윤민 교보증권 연구원은 “4명의 금통위원들이 여전히 추가적인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열어뒀지만, 총재가 현재의 금리 수준이 긴축적이라고 언급한 점과 연준의 추가적인 통화긴축 가능성이 낮아진 점 등을 고려하면, 한은의 추가 인상에 대한 부담은 크게 완화된 것으로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임재균 KB증권 연구원은 “한은 총재는 기간을 추정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문구를 변경했다고 밝혔지만, 고금리 장기화에 대해 강조를 한 것으로 판단한다”면서 “공공요금이 인상될 경우 2%대의 물가 확인 시기는 더 늦어지고 이러한 물가 경로를 고려하면 한은이 상반기에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은 낮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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