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생물자원관, 배추 균핵병 막는 자생 방선균 현장 적용 완료
배추를 물러 썩게 만드는 곰팡이를 친환경적으로 방제하고, 생장 촉진 효과도 볼 수 있는 자생 방선균이 2년의 현장 적용 연구를 통해 그 효능을 입증했다. 연구진은 방선균 대량 증식을 위해 국내산 보리를 활용한 고체 배양법을 개발했으며, 대량 증식과 최적 처리 방법을 기업에 이전한다는 계획이다.
환경부 소속 국립생물자원관은 배추 균핵병 방제 실증 연구를 통해 우리나라 토양에서 발견한 방선균이 기존 농약 대비 약 80% 수준의 방제 효능을 갖춘 것을 확인했다고 28일 밝혔다.
균핵병은 이른 봄 흙에 접촉한 식물의 줄기 부위를 감염시켜 잎자루와 뿌리 아래쪽으로 병증을 확대하고 결국 식물을 물러 썩게 만드는 식물 질병으로 곰팡이가 원인균이다. 현재까지 약 400 여종의 야생식물뿐만 아니라 각종 작물에도 피해를 일으킨다고 알려져 있으며, 방제를 위해 화학농약이 주로 사용된다.
국립생물자원관은 2021년부터 순천대 박숙영 교수 연구진과 함께 균핵병 곰팡이를 사멸시키는 방선균을 국내 토양에서 찾아 그해 특허를 출원하고 이후 2년간 평창‧해남‧순천 등 전국 주요 배추 산지에서 현장 적용연구를 했다.
방선균이란 토양에 주로 서식하며 유기물을 분해해 흙냄새를 유발하는 미생물로 유기물 분해 능력이 높아 토양의 비옥도를 높이고 토양 병원균의 방제에 널리 사용된다.
현장 적용연구 결과, 방선균만 단독 살포 시 기존 농약 대비 약 75~85% 수준으로 균핵병을 억제했고, 방선균과 농약을 3 대 1의 비율로 혼합 처리 시 농약과 같은 수준(95% 이상)의 효과를 보여 농약 사용량을 75%가량 줄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배추의 무게가 약 1.2배 증가하는 등 생장 촉진 효과도 보였으며 대표적인 쌈 채소인 상추, 청경채 등에서 발생하는 균핵병에도 비슷한 효능을 보여 친환경 및 저농약 채소 재배에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연구진은 이번 방선균 대량증식을 위해 우리나라 보리를 활용한 고체배양법도 개발했으며, 이를 화학농약을 대체하는 생물 소재로 활용될 수 있도록 대량증식 및 최적 처리 방법을 관련 기업에 이전할 계획이다.
서민환 국립생물자원관장은 "이번 연구는 우리나라 자생 미생물에서 확인한 유용 효능이 현장에서 실제로 증명된 사례이고, 친환경 미생물 소재 개발 연구의 본보기가 될 것"이라며 "우리나라에 존재하는 미생물자원이 산업적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발굴 및 응용 연구에 더욱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