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덕호 국어문화원연합회장 "문해력 저하는 불통사회 낳는다…국어정책 중요"

입력 2023-11-2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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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예산 삭감돼 직원 급여도 못 줄 실정"

요즘 문해력 저하가 심화하면서 불통으로 인한 사회적 문제가 많이 발생하고 있다. 문해력 향상을 위한 지속적인 교육을 세대·계층 별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

▲김덕호 국어문화원연합회 회장 (국어문화원연합회)

김덕호 국어문화원연합회 회장은 24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소통을 위한 언어는 숨을 쉬는데 반드시 필요한 산소와 같다"며 "국민이 잘 소통할 수 있도록 국어정책을 체계적으로 수립하고 실천하는 게 중요하다"라며 이같이 밝혔다.

국어문화원은 국어정책에 관한 연구 및 실행을 통해 국민의 국어 능력을 높이고 국어 관련 상담을 진행하는 기관으로 국어기본법 제24조에 따라 설립됐다. 국어문화원연합회는 전국에 설립된 22곳의 국어문화원을 묶는 중심 역할을 하는 곳이다.

현재 국어문화원연합회는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예산을 받아 쉬운 우리말 쓰기 사업, 국어문화원 지원 사업, 범국민 언어문화 개선 사업, 학술용어 정비 사업, 한글행사 및 한글 우수성 홍보 사업 등을 수행하고 있다.

이 가운데 매체와 함께하는 쉬운 우리말 쓰기 사업은 공공언어를 만들고 사용하는 언론사 등과 함께 다양한 콘텐츠를 제작해 쉬운 우리말 쓰기를 진흥하는 데 역할을 하고 있다. 4년 동안 추진된 사업이었지만, 내년 예산이 전액 삭감됐다.

김 회장은 "특히 공공언어가 이해하기 어려워서 대국민 소통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며 "문해력 사업은 결국 소통 사업이다. 비록 예산이 삭감됐지만, 향후 사업 규모를 더 키워서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하면 좋겠다"며 예산 삭감에 관해 안타까움을 표했다.

그러면서 김 회장은 국어문화 발전을 위한 언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언론은 국민의 소통 과정에서 현장성, 적용성, 시의성을 갖고 있다"며 "품격 있는 국어문화를 발전하기 위해서 아주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기사나 보도에서 쉽고 아름다운 우리말을 사용하는 것은 국민이 순화된 우리말을 사용하도록 하는 데 가장 효과적인 방안"이라고 덧붙였다.

▲김덕호 국어문화원연합회 회장 (국어문화원연합회)

이 밖에도 김 회장은 대학 입시 위주의 교육이 문해력을 저하하는 주요 원인으로 꼽았다. 또 한자어 문맹자가 많은 젊은 세대, 디지털 문맹자가 많은 노년 세대, 오염된 한국어로 힘들어하는 이주외국인 등을 '언어 소외 계층'으로 명명했다.

그는 "문해력 향상을 위한 지속적인 교육을 전국적으로 동시에 추진할 필요가 있다"며 생애 주기 맞춤형 문해력 교실, 문해력 경진대회 등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현재 전국에는 총 22곳의 국어문화원이 있다. 국어문화원에는 원장 1명과 상근 상담원 3명을 두게 돼 있다. 내년 국어문화원 운영 예산은 4억5000만 원이다. 문화원 한 곳당 1년 예산이 2000만 원 수준인 셈이다. 상근 상담원에게 제대로 된 급여도 지급할 수 없는 실정이다.

김 회장은 "전국 22개 국어문화원의 구성은 80여 명의 석·박사급 원장과 연구원으로 되어 있는데, 이들의 처우 개선과 지위에 대한 보장을 제도적으로 확실하게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국어문화원 운영을 좀 더 원활하게 하는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라며 "정부도 국민이 쉽고 아름다운 우리말을 많이 사용하면서 윤택한 소통의 삶을 누릴 수 있도록 도와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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