兆단위 제약·바이오기업, 한쪽은 ‘신기록’ 한쪽은 ‘구조조정’

입력 2023-11-14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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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3분기 주요 제약·바이오기업들이 역대 분기 최대 실적을 쏟아내며 성장 산업의 면모를 재확인했다. 연간 실적에 대다수 청신호가 켜지면서 일부 주춤한 성과를 보인 기업은 더욱 눈에 띄는 모양새가 됐다.

1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연매출 1조 원을 넘는 국내 대형사 7곳 가운데 6곳이 3분기 외형 성장에 성공했다.

‘K바이오 공룡’ 삼성바이오·셀트리온 최대 실적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창립 이래 처음으로 분기 매출 1조 원을 돌파했다. 연결기준 매출 1조340억 원, 영업이익 3185억 원으로, 4공장 가동률 상승에 힘입은 결과다.

3분기 누적 실적은 매출 2조6211억 원, 영업이익은 7637억 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각각 29%, 14% 늘었다. 앞서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제시한 연간 매출 전망치 3조6016억 원은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분기 매출 1조 원 시대를 연 만큼 연매출 4조 원 고지점령도 가시화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선제적인 생산능력 확대를 위해 7조5000억 원을 투입, 5~8공장을 건설할 예정이다.

셀트리온은 연결기준 3분기 매출 6723억 원, 영업이익 2676억 원을 기록해 전년동기 대비 각각 4.1%, 25.2% 증가했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분기 신기록으로 영업이익률은 39.8%를 달성했다.

‘램시마SC’와 ‘유플라이마’ 등 수익성이 높은 차세대 제품이 빠르게 성장하며 호실적을 견인했다. 램시마SC는 ‘짐펜트라’란 이름으로 미국 식품의약국(FDA) 신약 허가를 획득, 성장의 중심축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셀트리온은 셀트리온헬스케어와 연내 합병을 추진하고 있다. 통합 셀트리온은 2030년 연매출 12조 원 달성을 목표로 한다.

‘외형 성장’ 날개 단 전통 제약사

종근당은 별도기준 3분기 매출 3962억 원으로 2개 분기 연속 신기록을 경신했다. 영업이익은 531억 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33.8% 늘며 역시 분기 최고치를 찍었다. 주력 제품의 고른 활약으로 외형을 키우고, 파이프라인 효율화를 통해 수익성을 끌어올렸다.

호실적에 이어 종근당은 글로벌 제약사 노바티스와 1조7000억 원 규모의 빅딜까지 성사시켰다. 종근당이 개발하는 히스톤탈아세틸화효소6(HDAC6) 억제제 ‘CKD-510’의 기술수출 계약으로, 창립 82년 만에 최대 규모다.

한미약품은 역대 최초로 3분기 누적 매출 1조 원을 돌파했다. 연결기준 3분기 매출은 3646억 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6.6% 성장했다. 영업이익은 575억 원으로 22.9% 늘었다. 회사 측은 2018년부터 이어온 국내 원외처방 매출 1위 기록을 올해도 유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전통 제약사 1위 유한양행은 연결기준 3분기 매출 4831억 원을 올려 지난해 3분기보다 11.9% 성장했다. 3분기 누적 매출은 1조4218억 원으로 집계됐다. 다만 3분기 영업이익은 원료의약품(유한화학)과 생활용품(유한건강생활)의 부진이 반영돼 9억 원에 그쳤다.

‘나홀로 역성장’ GC녹십자, 구조조정 결단

GC녹십자는 연결기준 3분기 매출 4394억 원, 영업이익 328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3분기보다 각각 4.4%, 32.8% 감소한 규모로, 매출은 대형사 가운데 홀로 역성장했다.

3분기 누적 매출은 1조2217억 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6.0% 감소했다. 같은 기간 누적 영업이익은 428억 원에 절반 이하로 쪼그라들었다.

실적 부진에 따라 GC녹십자는 결국 구조조정에 들어갔다. 백여 개 팀의 통폐합을 통해 조직의 규모를 10%를 감축하는 것이 1차 목표다. 이 과정에서 임직원을 대상으로 재직 기간에 따라 6개월~1년 치 급여를 추가 지급하는 희망퇴직을 진행 중이다.

GC녹십자 관계자는 “글로벌 경기위축에 따라 효율적이고 신속한 대응을 위한 조직 규모 슬림화를 결정했다”라면서 “희망퇴직은 인력 적체 현상을 해소하고, 성과주의 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회사 측에 따르면 이번 희망퇴직은 기한이나 인원수를 명확히 설정하지 않았다. 다만 상시퇴직프로그램을 가동해 지속해서 인력을 줄여나간단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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