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임브라(포르투갈)=장영환 통신원
‘고속도로의 꽃’이라면 나는 단연 휴게소를 꼽는다. 천안휴게소 ‘호두과자’, 안성휴게소 ‘국밥’처럼 대표하는 음식을 맛보는 재미도 있고 지친 몸 쉬어갈 수 있으니 운전자와 동승자, 특히 뒷좌석의 아이들에겐 오아시스 같은 곳이다. 하지만 한국에 비해 포르투갈 고속도로 휴게소는 규모가 너무 작다. 주차장은 50여 대를 수용할 정도고 식당 메뉴도 음료, 빵, 커피, 스낵류가 대부분이다. 간단하게 끼니를 해결하고 싶다면 샌드위치냐 페이스트리냐만 고민하면 된다. 그나마 좀 갖춘 휴게소가 이 정도이고 매점 없이 주유소와 야외 테이블, 화장실만 있는 곳도 많다.
이런 휴게소에서 내 호기심을 자극하는 게 있었으니 술을 판다는 것이다. 지역 특산주라면 그래도 좀 이해를 하겠는데 그게 아니라 맥주, 와인, 위스키 등 그냥 술이다. 한국에서도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술을 팔던 시절이 있었지만 1996년부터 전면 금지됐다고 한다. 하지만 포르투갈에서는 별다른 규제가 없나 보다. 술을 마시든지 말든지 개인의 자유를 보장하되 그에 따른 책임도 묻겠다는 유럽식 사고방식인지는 모르겠으나 나에겐 생소한 풍경이다. 그래도 설마 운전자가 술을 마시기야 하겠나.
기억을 더듬어 검색해 보니 2007년 4월에 ‘경찰이 오토바이 타고 고속도로 불법 질주’라는 기사가 있었다. 현직 경찰이 ‘오토바이의 고속도로 주행을 허용하라’는 시위에 참가해서 더 주목을 받았던 뉴스였다.
한국에서는 안전상의 이유로 오토바이의 고속도로 통행을 금지하고 있는데 유럽은 그렇지 않다. 고속도로를 운전하다 보면 오토바이들이 쏜살같이 내 차를 추월하기도 하고 주말엔 동호회 사람들이 굉음을 내며 떼를 지어 주행하기도 한다. 이런 교통문화를 경험해 보지 못한 나로서는 여간 성가신 게 아니다.
버스, 트럭, 승용차, 오토바이가 뒤섞여 달리면 위험해서 어쩌나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기우일 수도 있겠다.
전 세계 195개 국가 중 한국을 포함해 단 8개국만이 오토바이 고속도로 통행을 금지하고 있다고 한다. 통행을 허용하든 금지하든 다 합당한 이유가 있을 터. 오히려 외국인들이 한국의 고속도로 오토바이 통행 규제를 보고 이상해할 대목이겠다.코임브라(포르투갈)=장영환 통신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