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암제 1위 이끈 보령 예산공장…‘1조 기업 정조준’ [스마트공장 탐방]

입력 2023-11-06 05:00수정 2023-11-10 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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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바이오 스마트공장에서 답을 찾다> ①보령

<제약·바이오 스마트공장에서 답을 찾다> 스마트공장 탐방 시리즈 게재 순서
①보령 예산공장
②이연제약 충주공장
③시지바이오 향남공장
④대웅제약 오송공장
⑤JW생명과학 당진공장

충남 예산 응봉면 충서로. 대전~당진 고속도로 예산수덕사 나들목 인근 14만5097㎡(4만3900평) 부지에 보령의 핵심 생산시설 예산캠퍼스가 펼쳐진다. 1600억 원을 투자해 2019년 준공한 예산 스마트공장은 ‘1조 기업’을 향한 보령의 역작이다.

척추로 각 동 연결…생산·포장·배송 원스톱 자동화

예산공장은 우리 몸의 척추와 같은 중앙 통로에 물류동과 생산동, 품질동이 연결된 스파인(SPINE) 구조다. 생산·포장·배송을 원스톱(One-Stop)으로 일괄 자동 처리할 수 있는 전자동화 시스템이 적용돼 물류동에서 원료가 출고되면 알아서 생산동까지 이동하고, 완성된 제품은 다시 물류동에 자동 적재된다.

▲보령 예산공장 항암주사제 생산시설 충전시스템 내 아이솔레이터에서 작업자가 작업하고 있다. (사진제공=보령)

이 곳은 자체 통신 기능이 탑재된 설비에 권한을 위임해 스스로 작동하는 스마트공장이다. 공장 내에서 발생한 모든 데이터는 생산관리시스템(MES, Manufacturing Execution System)과 전사적자원관리(ERP, Enterprise Resource Planning) 등 생산·경영분야 시스템과 연동된다.

유은종 예산공장 공장장은 “스파인 구조는 생산량에 따라서 계속 확장이 가능하고, 여러 건물의 동선을 효율적으로 배치할 수 있다”라면서 “스마트공장에 걸맞게 작업자의 역량을 끌어올리고 때로는 시행착오도 겪으면서 우리만의 공장을 만들어가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대규모 공장이지만 스마트공장이기에 생산인력 77명, 품질관리인력 56명 등 총 159명의 인력으로 운영된다. 보령은 생산조직과 품질조직을 완전히 분리하고, 품질조직에 데이터 무결성(Data Integrity)을 위한 팀을 별도로 마련했다.

▲보령 예산공장 물류동 모습. (사진제공=보령)

먹는 약 8억7000만 정·항암제 600만 바이알 생산 가능

생산동은 지하 1층, 지상 5층 규모로 연면적은 약 2만8641㎡이다. 연간 내용고형제 8억7000만 정, 항암주사제 600만 바이알을 생산할 수 있다.

보령은 2019년 10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예산공장의 내용고형제 생산시설에 대해 GMP(Good Manufacturing Practice, 의약품 제조 및 품질 관리 기준) 인증을 획득했다. 2020년 초 항궤양제 ‘스토가’ 생산을 시작으로 ‘카나브 패밀리’ 등 간판 제품 생산에 돌입했다.

11월에는 항암주사제 생산라인도 GMP 승인을 받았다. ‘벨킨’을 시작으로 ‘젬자’, ‘옥살리틴’ 등 11품목이 만들어진다. ‘알림타’는 상업용 생산을 앞두고 허가용 배지를 생산 중이다.

▲보령 예산공장 터널멸균시스템. (사진제공=보령)

내용고형제 생산시설은 톱다운(Top-Down) 방식으로 혼합, 타정, 코팅, 포장이 각 층을 거치며 진행된다. 전 과정이 클로즈드 시스템(Closed system)으로, 사람의 간섭을 없애고 제품의 오염을 근본적으로 방지한다. 생산된 완제품은 공장 안을 혼자 돌아다니는 무인지게차(LGV)로 완제품 물류창고에 입고된다.

EU-GMP로 ‘항암제 1위’ 경쟁력 더욱 강화

항암주사제 생산시설은 아이솔레이터 시스템(Isolator System)으로 안전성을 높였다. 아이솔레이터는 작업자와 생산라인 사이 일종의 가림막으로 유해 성분이 직접 닿는 것을 막는다. 예산공장은 전 단계에 아이솔레이터를 설치해 작업자를 보호하고 있다.

항암주사제는 먼저 원료를 칭량해 조제액을 만든 후 무균 여과하고, 바이알은 세척과 함께 터널 멸균기를 사용해 섭씨 320도 이상의 고온으로 내외부의 미생물과 발열성 물질을 제거한다. 이 바이알에 조제액을 충전해 고무마개를 닫은 후 급속 냉각으로 동결건조한다. 고무마개로 닫힌 바이알은 알루미늄 캡으로 밀봉한다.

밀봉된 바이알은 외부에 묻어있을 수 있는 약액이나 이물질을 한번 더 세척한다. 이어 고화질 카메라로 바이알 내부에 이물이 없는지 자동 검사하는 과정을 거친다.

▲보령 예산공장 항암주사제 생산시설 조제시스템 내 아이솔레이터에서 작업자들이 작업하고 있다. (사진제공=보령)

항암주사제 생산시설은 올해 초 EU-GMP(유럽연합 우수 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 기준) 인증을 획득했다. EU-GMP는 미국 식품의약품국(FDA)의 cGMP와 더불어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의 인증으로 꼽힌다. 이에 따라 보령은 항암제 수출은 물론 위탁개발생산(CDMO) 사업까지 추진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국내 항암제 시장점유율 1위인 보령은 항암제 사업을 전략적으로 육성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반기 매출 1000억 원을 처음 돌파한 항암제 사업부는 3분기에도 전년동기(423억 원) 대비 32.9% 고성장한 562억 원을 달성했다. 이에 힘입은 3분기 누적 매출은 6284억 원으로, 올해 목표치인 8100억 원을 가뿐히 넘길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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