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창사 이래 최대 위기에 ‘최고 비상경영’로 인식, 쇄신 촉구
공동체 경영회의 진행…김범수ㆍ홍은택 등 공동체CEO 20여명 참석
카카오가 창사 이래 최대 위기에 직면했다. 계열사 구조조정부터 실적 부진, 경영진의 방만 경영과 내부 직원 리스크로 내부가 뒤숭숭해진 가운데 SM엔터테인먼트 인수 과정에서 불거진 시세조종 의혹에 휩싸였다.
카카오는 카카오톡 성공을 발판삼아 모빌리티, 금융, 엔터테인먼트, 헬스케어, 게임 등 영역으로 공격적으로 몸집을 늘렸다. 이 과정에서 일부 사업영역을 침해했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지만 전 국민은 카카오에 열광했다. 카카오가 IT기술을 활용해 그동안 경험하지 못했던 혁신적인 서비스를 내놓았기 때문이다.
이전까지 문자 메시지를 보내기 위해 1건당 20원의 요금을 지불했던 소비자는 2010년 카카오톡의 등장으로 문자 완전 무료에 이어 통화 무료 시대를 경험했다. 이어 복잡하고 어려운 은행 업무도 카카오톡 내에서 몇 번의 클릭으로 해결할 수 있는 편의성을 경험했다.
카카오는 초기부터 회사의 특별한 가치와 문화를 만들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김범수 미래이니셔티브 센터장이 경영 철학을 완성했다. 카카오를 관통하는 경영 철학은 단연 혁신이었다. 2008년 2월1일 작성한 카카오의 전신인 아이위랩의 경영회의 메모를 살펴보면 이들이 추구하는 가치는 ‘혁신·참여·오픈’ 세가지다. 이들은 ‘혁신적인 아이디어로 주목할 만한 서비스를 만드는 회사’를 만들겠다는 가치를 내세웠다. 비즈니스모델(BM)도 확실했다. 혁신적인 서비스로 확실한 수익 기반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카카오의 수평적이고 자기 주도적인 조직문화도 이 시기 탄생했다. 이들은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함께 만들어가는 조직 문화를 가진 회사’, ‘모든 정보를 조직 전체와 공유하는 투명한 시스템을 가진 회사’를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카카오의 추락은 이들이 스스로 탄탄하게 쌓아올린 가치를 무너뜨리면서 시작됐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카카오는 기술을 통한 혁신보다는 ‘수수료 장사’에 집중하기 시작했고, 잇따라 발생한 리스크에 경영진이 책임지는 행동보다는 책임을 회피하고 잇속 챙기기에 급급했다는 평이다.
최근 벼랑 끝으로 내몰린 카카오가 김 창업주를 주축으로 초심을 되새기고 있다. 카카오는 30일 김 센터장, 홍은택 카카오 대표를 비롯한 주요 공동체 최고경영자(CEO) 등 20여 명이 참석하는 공동체 경영회의를 열고 최근 이슈들이 경영 전반에 미치는 영향을 점검했다.
이 자리에서 카카오 경영진은 현 상황을 최고 비상 경영 단계로 인식하고 카카오의 경영 체계 자체를 일신하기 위한 변화의 방향을 논의했다. 이와 함께 최근의 문제가 발생한 원인을 강도 높게 조사하고 준법 감시를 위해 향후 외부통제까지 받아들이는 방안을 함께 논의했다.
이와 함께 카카오는 잇따라 발생한 임직원의 ‘도덕적 해이’를 견제하기 위해 각 공동체의 준법 경영 실태를 점검하는 기구를 마련해 사회적 눈높이에 부응하는 경영 시스템을 갖춰 나갈 계획이다. 김 센터장은 “최근 상황을 겪으며 나부터 부족했던 부분을 반성하고,더 강화된 내외부의 준법 경영 및 통제 시스템을 마련하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했다”며 “우리가 지금 어떤 일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 공동체 전반의 고민과 실천이 필요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