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 3분기 수익성 '뚝'…기업계 '선방'

입력 2023-11-01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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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주계 올 누적 순익 23% 급감
판관비 등 리스크 관리 더 취약
기업계 신용판매 등 보수적 영업
비카드자산 규모 축소 등 효과

지주계 카드사들의 3분기 순익이 급격히 악화됐다. 반면 삼성카드 등 기업계 카드사는 부진한 업황에도 수익 선방을 이뤄내며 기대 이상의 실적을 냈다. 비카드자산 규모를 축소하고 신용판매 위주의 보수적인 영업전략을 펼치는 등 업황 부진에 대한 대응력을 높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31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4대 금융그룹 카드사(신한·KB국민·우리·하나카드)의 3분기 누적 순익 총액은 9869억 원으로 전년 동기(1조2846억 원) 대비 23% 감소했다. 카드사별로 살펴보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신한 20% △KB 22.7% △우리 34.1% △하나카드 23.1% 감소했다. 반면 기업계 카드사인 삼성카드는 0.8% 감소해 비교적 선방했다는 업계 평가다.

카드사의 수익성이 급감한 것은 고금리와 대내외 불확실성으로 인한 조달비용 상승 때문이다. 수신 기능이 없는 카드사들은 채권 시장에서 조달금리가 오르면서 충당비용도 함께 늘어난 것이다.

문제는 지주계 카드사의 경우 리스크 관리에 더욱 취약하다는 점이다. 이들 지주계 카드사는 그룹 계열사와의 연계 영업으로 자동차금융 등 비카드자산 규모를 불려왔다. 영업자산과 판관비 확대로 정작 리스크 관리에는 미흡했다는 지적이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금융그룹 카드사의 비카드자산 비중은 올해 상반기 기준 △신한카드 27.6% △KB국민카드 15.2% △우리카드 27.5% △하나카드 14.6%로 집계됐다. 반면, 기업계 카드사의 경우 △삼성카드 3.5% △현대카드 0.2%에 불과했다. 매각 이슈가 있는 롯데카드(17.7%)를 제외한 기업계 카드사와 지주계 카드사의 수익화 전략이 극명히 달라진 것이다.

실제 삼성카드는 지난해에도 업황 악화에 대비해 저수익 자산 비중 줄이고 자금 조달을 통해 카드업계에서 유일한 두 자릿수대 성장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삼성카드 관계자는 “영업 자산 잔액 규모를 줄이며 자산 건전성과 자본 적정성 등 주요 재무지표를 개선한 결과 수익 방어를 이뤄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다음 달 3분기 실적 공시를 앞둔 현대카드도 금융지주계 카드사들보다 수익성이 좋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올해 상반기 현대카드는 매출과 영업이익, 순이익이 모두 증가한 바 있다. 주요 카드사들의 상반기 순이익이 크게 감소한 것과는 상반되는 모습이다.

업계 관계자는 “시장자금 조달에 크게 의존하는 카드사의 경우 자금조달 측면의 부담으로 영업확대에 대한 리스크가 존재할 수밖에 없다”며 “삼성, 현대카드 등 기업계 카드사들의 경우 신용판매 위주의 보수적인 영업 전략을 펼치며 부실률 확대 등 업황 부진에 대한 대응력을 높인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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