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탐구생활] 구성원 배려하는 젊은 총수 구광모 LG 회장

입력 2023-10-29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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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중하게 선택하고, 과감하게 실행하는 리더
실용주의를 바탕으로 조직 문화도 바꿔가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서울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열린 LG테크콘퍼런스를 찾았다. 후드티를 입은 구 회장은 이곳에서 미래사업 분야 400여 명의 연구개발 인재들과 만났다.

“구광모 회장님이 다녀가셨다고요?”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거의 매달 LG 계열사들의 고객가치와 미래준비 현장을 찾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 현장은 꼭 필요한 인원과 조용히 방문한다. 현장에 있었던 직원들조차 구 회장이 방문했다는 사실을 모르는 경우가 많다. 현장 구성원들이 불필요한 의전을 준비하느라 업무에 부담을 주지 않으려 하는 구 회장의 마음이 담긴 행동이다.

구 회장은 2020년 서울 강서 LG전자 ‘베스트샵’, 서울 강남역 인근의 LG유플러스 ‘일상비일상의 틈’을 꼭 필요한 최소한의 인원들과 함께 방문했다. 당시 구 회장이 베스트샵을 방문했던 시간에 매장에 있었던 고객들조차 그가 다녀간 것을 몰랐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로 조용히 현장을 살폈다.

LG전자의 애프터서비스(AS)를 담당하는 케어서비스 매니저들과 만난 현장에서 구 회장은 매니저들이 실제 사용하는 가방과 장비를 직접 들어보고 무게가 얼마나 나가는지 등을 물으며, “여러분들이 힘들고 불편하면 고객도 행복해질 수 없다”고 말했다.

구 회장은 실용주의를 바탕으로 조직 문화도 바꿔가고 있다. 대표 취임 후 가장 먼저 그룹 차원의 회의체나 모임을 형식보다는 실용에 집중하는 형태로 바꾸고 보고와 회의 문화를 개선했다.

LG의 최고경영진 회의 풍경도 바뀌었다. 임원들이 모여 보고를 하고 경영 메시지를 전달 받는 과거 방식에서 벗어나 회의 때마다 상황에 맞는 주제를 정하고 토론 중심의 회의가 진행된다. 또 필요에 따라서는 적극적으로 외부의 전문가를 초청해 강연을 듣기도 한다.

400명 이상의 임원이 분기마다 모였던 임원 세미나를 없앤 것도 큰 변화다. 회의 성격에 따라 50명 미만의 인원이 참가하고 필요하면 온라인 등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회의에 참석한 사람들이 직접 다양한 의견을 내는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다.

시무식 풍경도 변했다. 구 회장은 2019년 취임 후 첫 시무식을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진행했다. 기존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장소를 옮겼고 복장도 정장 대신 비즈니스 캐주얼을 입었다. 임원이 아닌 직원들도 참석해 함께 새해를 열었다.

2021년 ㈜LG는 반바지까지도 허용하는 완전 자율 복장 제도를 도입했다. 가벼운 옷차림으로 근무하며 유연하고 스마트하게 업무에 몰입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서다. 제도 시행 2년이 지났는데, 여의도 LG 트윈타워에서 여름에 반바지나 샌들을 착용한 직원들을 심심찮게 목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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