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가루 반죽, 7차례에 걸쳐 펴고 5번 나눠 건조
활용면 물론 소스·고명까지 맞춤 생산
“B2B 기업 넘어 B2C 수출기업으로 도약”
가정과 식당 또는 마트, 구내식당에서, 때론 군부대 매점(PX)에서 한국인이라면 한번쯤 맛 본 국내 대표 면 생산기업이 바로 ‘면사랑’이다. 정세장 면사랑 대표는 국내 B2B(기업 간 거래) 면 시장을 주도하며, 한국인의 면식단을 책임져왔다고 자부한다.
그가 자랑하는 면사랑의 면발 비밀이 담긴 충북 진천군 소재 면사랑 공장에 도착하니, 밀가루 반죽 때 나는 특유의 향이 진동했다.이어 거대한 밀가루 반죽이 7개 압연 롤러를 거치며 점점 얇아지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집에서 면 반죽을 할 때 방망이로 미는 것과 비슷한 방식이다. 7차례에 걸쳐 얇게 펴진 면은 소면, 중면 등 크기로 자른 뒤 건조 공정으로 들어간다.
건조실에 들어가니 커튼처럼 늘어진 면발이 컨베이어 벨트에 매달려 빙글빙글 돌고 있었다. 건조실에선 따뜻한 열풍이 쉴 새 없이 뿜어지면서 면을 골고루 말렸다. 한국은 사계절 온도와 습도가 바뀌기에, 건조실의 환경을 섬세하게 조절하는 것이 ‘맛있는 면의 노하우’다. 면발 건조는 여러 곳에서 5번에 나눠 7시간에 걸쳐 서서히 말리는 데, 모든 과정을 거친 건면의 수분은 11%까지 빠진다.
소면공정이 다소 더운 환경이라면 냉·쫄면 공정은 시원했다. 기계에 들어간 반죽은 포장 냉면길이로 잘려 컨베이어 벨트에 줄지어 떨어졌다. 갓 나온 냉면을 만져보니, 마트에서 접한 면과 달리 말랑말랑 촉촉했다. 완성된 면은 냉각 과정을 거쳐 전국 곳곳으로 납품된다. 면사랑 진천공장에서는 냉동·냉장면 150종을 비롯해 건면·생면, 냉면·쫄면, 떡류 등 150종의 면 제품이 매일 생산된다.
면사랑은 자사 제품이 30년간 사랑받은 비결은 질 좋은 재료와 면을 퍼지지 않고 쫄깃하게 하기 위해 물을 많이 넣는 ‘다가수 숙성’ 공법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정 대표는 “안 퍼지고 쫄깃한 면을 만들기 위해선 물을 충분히 넣어야 하는데, 무턱대고 넣으면 건조 과정 등이 까다로워지는 단점이 있다”며 “물을 조금씩 넣고 숙성하는 게 다가수 숙성으로, 숙성을 어떻게 잘 시키느냐가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면사랑은 다가수 숙성 방식에 질 좋은 밀가루, 깨끗한 암반수를 사용해 맛을 최고로 끌어올리고 있다.
진천공장에선 면만 만들지 않았다. 면-소스-고명 3개로 나눠, 사실상 면 요리를 위한 모든 밑작업이 이뤄지는 공간이었다. 파스타와 우동, 쌀국수용 소스와 육수는 100종, 면에 쓰이는 고명용 튀김 등 50종도 생산한다. 이들 제품은 다른 식품기업 브랜드를 달고 마트로 가거나, 학교 급식실, 구내식당, 군대 PX로 납품됐다.
면사랑은 이제 B2B에서 한발 더 나아가 가정간편식(HMR), 밀키트 등을 내세워 B2C(기업·소비자 간 거래)로 확장할 계획이다. 또 해외 수출을 통해 한국인이 좋아하는 면을 세계에 알릴 계획이다. 최근 프랑스 대형마트 까르푸, 르클레흐와 납품 계약을 맺는 등 성과도 내고 있다.
임찬원 면사랑 진천공장장(상무)은 “고객이 가장 맛있게 즐길 수 있는 면 요리가 무엇인지 30년간 연구한 회사”라며 “우리가 만든 면에 맞는 맛있는 소스, 어울리는 고명까지 함께 만드는 게 사랑받는 맛의 비결”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