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남부지검 체포‧구속‧압수영장 기각률 전국에서 가장 높은 이유?

입력 2023-10-23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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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금융 사건 수사…여의도 정치인 겨냥
복잡한 관할 사건…법으로 의율 어려운 탓

▲ 서울남부지검. (연합뉴스)

증권‧금융 사건을 수사하고 여의도 정치인들을 겨누는 서울남부지검의 영장 기각률이 전국에서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법조계에서는 서울남부지검이 다루는 사건 자체가 복잡하고 법으로 의율하기 어려운 탓에 기각률이 높을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23일 권칠승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대검찰청을 통해 제공받은 ‘2023년 지검별 영장 처리 현황’에 따르면 서울남부지검의 압수수색 영장 기각률은 전국 모든 지방검찰청과 지청 가운데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남부지검의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압수 영장 기각률(소계)은 11.9%다. 압수영장은 크게 일반, 계좌 추적, 검증으로 나뉜다. 서울남부지검의 경우 일반 압수영장 기각률은 8.6%, 계좌추적 영장 기각률은 16.9%, 검증 영장 기각률은 0%다.

전국 지검과 지청의 영장 기각률(소계) 가운데 서울남부지검 다음으로 영장 기각률이 높은 곳은 서울서부지검(8.6%), 수원지검(8.5%)다.

구속영장 기각률 역시 서울남부지검이 38%로 전국에서 가장 높았다. 서울북부지검(37.8%)과 전주지검(37.8%), 울산지검(35.9%)이 그 뒤를 이었다.

서울남부지검의 체포영장 기각률은 18.2%로 다른 검찰청 대비 월등히 높았다. 그 다음은 의정부지검(11.1%), 청주지검(7.7%), 서울중앙지검(6.7%), 전주지검(6.7%), 울산지검(6.3%) 등이다. 반면, 제주지검의 체포영장 기각률은 2019년부터 최근까지 약 5년간 0%로 파악됐다.

서울남부지검의 영장 기각률이 훨씬 높게 나타난 것은 사건의 특수성 때문이라는 분석이 있다.

서울남부지검이 다루는 사건 역시 일반 형사사건보다는 대체로 복잡하고 법리 적용이 어려운 증권‧금융, 가상자산 사건이 많아 영장이 기각되는 사례가 많다는 의견이 나온다.

1조6000억 원대 피해를 낸 라임 펀드의 주범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과 ‘디스커버리 환매 중단 사태’ 관련한 장하원 디스커버리 자산운용 대표, ‘테라‧루나 사건’과 관련해 신현성 티몬 이사회 의장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된 사례가 주로 거론된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서울남부지검의 사건은 검찰 직접 영장 청구 사건이 많아서 영장기각률이 높게 나타나는 것으로 보인다”며 “반면 경찰이 영장을 신청하는 단순 형사 사건은 영장 발부가 쉬운 편이고 이러한 사건을 많이 다루는 인천지검 등 일부 지청은 기각률이 낮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일반적인 형사 사건은 혐의가 뚜렷하기 때문에 영장 기각률이 낮은 경향이 있는데, 이와 달리 검사가 직접 사건을 수사해 영장을 청구하는 ‘검찰 직접 영장 청구’ 사건은 판사의 기각률이 높을 수밖에 없다는 의미다.

실제로 같은 기간 인천지검의 구속영장 기각률은 12.9%, 체포영장 기각률은 3.5%로 낮은 편에 속한다.

가상자산 관련 사건에서 검찰과 법원의 시각차를 지적하는 의견도 있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가상자산 사건은 최근 몇 년 사이에 두드러지게 발생하는 것들로 이와 관련한 판례도 잘 없고 법에 적용하는 데에도 한계가 있다”며 “검찰은 이러한 사건을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의율하려 하지만 법원에서는 무리가 있다는 판단에 기각하는 사례가 많은 듯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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