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암환자 재가입 거절에…보험금 미지급도 속출

입력 2023-10-16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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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암 입원일당 부지급률↑
올 소비자 피해구제 접수 428건
실손 심사 강화 이후 분쟁 늘어

암 환자 A씨는 최근 B보험사로부터 보험 가입을 거절 당했다. 보험금 지급 심사 기간동안 보험료가 빠져나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손해사정사로부터 보험 상태 계약 해지와 면책처리를 요청받았다. 이후 보험계약의 효력이 부활될 것이라는 약속과는 달리 재가입이 거절된 것이다.

A씨는 “보험계약 효력 부활을 요청했지만 승인이 어렵다는 답변이 돌아왔다”며 “이후 담당 직원과 지속적으로 통화를 시도했으나 연락이 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B보험사 관계자는 “가입자마다 병변 사례가 달라 인수심사와 정도에 차이가 있을 수 있다”고 밝혔다.

암보험금 지급 문제로 보험사와 보험가입자들의 분쟁이 끊임없이 이어지는 가운데 보험금 미지급 피해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16일 금융감독원 및 보험업계에 따르면 상반기 기준 암 입원일당 부지급 규모는 509억 원으로 집계됐다. 전체 암 입원일당 청구 금액 3091억 원 중 부지급률은 16.46%에 달한다.

보험금 지급을 둘러싸고 보험사와 가입자 간 갈등이 심화되자 보험 가입자들은 금감원과 한국소비자원 등에 분쟁 조정을 신청한 상태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양정숙 의원이 한국소비자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 결과 올해 8월 누적 기준 보험 관련 소비자 피해구제 접수 건수는 428건으로 지난해 연간 수치인 37건보다 11.6배 증가했다.

보험 관련 피해구제 접수가 최근 크게 증가한 이유는 실손보험의 심사 기준 강화 때문으로 분석된다. 국내 보험사들이 지난해에만 1조5000억 원대의 적자를 기록한 실손의료보험의 심사를 강화하며 소비자의 피해구제 신청이 1년 전보다 급증한 것이다.

‘보험사에 대응하는 암 환우 모임(보암모)’은 “접수된 보험금을 받지 못한 사례가 상당수”라며 “요양병원 입원 등은 암 직접 치료로 인정받지 못해 보험금 청구가 거절되기도 한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보험사가 보험금을 지급하는 과정에서 약관상의 ‘직접적 치료 목적’ 문구를 자의적으로 해석한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이석호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암이나 중증질환과 관련해 요양병원, 재활치료, 합병증 치료 등의 경우 ‘직접적 치료 목적’ 문구를 내세워 보험금액을 삭감하거나 거절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며 “보험가입자가 이와 관련한 민원을 접수해 감독 당국이 보험사에 보험금 지급을 권고하더라도 강제성이 없어 보험사가 수용하지 않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지적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가입 신청과 보험금 지급을 거절할 때 법적 기준에 따른 합당한 근거가 있어야 하며, 이를 소비자에게도 충실히 안내해야 한다”며 “향후 암의 ‘직접치료’ 의미를 구체화하고 보험금이 지급되도록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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