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3사 “수주 잔고 많아 수익성 영향 크지 않아”
업계 “점유율 증가 따른 중국 조선사 성장 경계해야”
HD한국조선해양, 삼성중공업, 한화오션 등 국내 조선 3사의 호실적이 계속되고 있지만, 국내 기업들의 세계 조선 시장 점유율은 중국에 밀려 지속 하락하고 있다.
국내 조선 3사는 시장 점유율 감소에도 3년 이상의 수주 잔고가 쌓여있어 수익성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 괜찮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지속적인 점유율 하락에 대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11일 영국의 조선·해운시황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지난달 전 세계 선박 발주량은 186만CGT(표준선 환산톤수·71척)로 지난해 같은 달 대비 59% 감소했고, 전월 대비로는 36만CGT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중국 조선사들의 점유율은 153만CGT로 전체의 82%에 달했지만, 한국 조선사들의 점유율은 12만CGT로 6%에 불과했다.
이러한 점유율 차이는 한국 조선사들이 강세를 보이는 LNG선의 신규 발주가 줄어든 반면, 컨테이너선 발주를 중국 조선사들이 독차지한 것이 이유로 분석된다.
조선·해운 전문지 트레이드윈즈에 따르면 올 1~3분기 사이 발주된 LNG 운반선은 총 44척이며, 3분기는 10척으로 특히 저조했다. 지난해 총 168척이 발주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큰 폭으로 발주량이 줄어든 것이다.
LNG선 발주량 감소로 국내 조선사들의 전 세계 선박 발주량 점유율이 감소 추세에 있음에도, 국내 조선사들은 수익성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다며 큰 우려 사항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국내 조선사 관계자는 “이미 3년 치 이상의 일감을 확보한 상황이며, 전체 선박 점유율과 달리 전략적으로 들어가 있는 LNG선 점유율은 굳건히 지키고 있다”며 “단기간에 우려가 생길 요소는 없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대비 올해 LNG선 수주량이 크게 감소한 것에 대해서도 “매해 수주량이 감소할지 증가할지에 대해 예상하기는 쉽지 않다”면서도 “결국 매해 얼마나 수주했는지보다는 수주 잔량이 얼마나 있는지가 중요한 요소고, 국내 조선사들은 충분히 잔량이 남아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기준 삼성중공업의 세계시장 수주 잔고 점유율은 9.1%(1099만6000CGT)로 1위, HD현대중공업은 7.3%(876만5000CGT)로 2위, 한화오션은 6.8%(817만9000CGT)로 3위를 기록 중이다.
그럼에도 업계에서는 전체 선박 점유율 감소 대비는 물론 중국 조선사의 LNG선 제조기술 성장에 따른 경쟁체제 대비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조선사가 늘어나는 점유율 바탕으로 규모를 계속 키워나가면, 이를 바탕으로 LNG선 등 고부가 선박 관련 기술력 투자도 크게 늘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며 “국내 조선사들이 단기간에는 이에 따른 영향을 받지 않더라도, 장기간에 걸쳐 부정적 영향이 미칠 수 있다”며 경계했다.
현재의 수주 점유율 증가가 장기간 이어지면 중국 조선사들이 규모의 경제를 통해 한국 조선사들을 압도하는 상황이 우려된다는 것이다.
다른 업계 관계자 역시 “이미 중국 조선사들의 LNG선 기술이 일정 부분 성장하면서 관련 수주를 따내고 있는 상황”이라며 “수주 잔량과 현재의 LNG선 점유율에만 안도하고 있을 상황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