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지급 임금서 ‘최저임금 산입 제외 임금’ 빼야”

입력 2023-10-10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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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로자에게 지불된 임금 총액과
최저임금을 단순 비교하면 안 돼”

지급받은 임금이 최저임금에 미치지 못한다며 그 차액의 지급을 구할 때 최저임금법상 ‘최저임금 산입 제외 임금’은 근로자에게 기 지급한 임금에서 빼고 미지급 임금을 계산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지급한 임금 총액을 최저임금과 단순 비교하면 안 된다는 취지다.

▲ 서울 서초동 대법원 전경. (연합뉴스)

대법원 3부(주심 안철상 대법관)는 서울의 한 호텔에서 근무한 A 씨가 호텔 측을 상대로 미지급 임금 등을 청구한 상고심에서 최저임금 차액 청구 부분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남부지방법원에 돌려보낸다고 10일 밝혔다.

A 씨는 2016년 2월 5일 호텔 측과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2018년 5월 20일까지 근무했다. A 씨는 연장 근로수당과 야간 근로수당, 주휴 수당 등 각종 약정 수당을 받지 못했다며 1500여만 원과 지연손해금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호텔 측은 A 씨에게 이미 지불한 급여에 약정 수당이 전부 반영돼 있다고 주장했다.

1심은 호텔 측 손을 들어줬다. 1심 법원은 피고가 원고에게 지급한 이 사건 급여에 근로계약에서 정한 약정 수당이 모두 포함돼 있다는 이유로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는 판결을 선고했다.

2심 역시 원고가 패소했다. 2심에서 A 씨는 급여에 약정 수당이 포함됐다면 최저임금 미달이라며 청구원인을 변경했으나, 2심 재판부는 최저임금 차액 청구도 이유 없다고 보고 기각했다.

대법원은 최저임금 차액 청구 부분에 대해 파기‧환송을 결정했다. 대법원은 “지급받은 임금과 최저임금 차액을 계산할 때는 최저임금법상 ‘최저임금 산입 제외 임금’은 지급금에서 빼고 비교해야 하는데 원심은 단순 급여액 기준으로 판단해 미달되지 않는다고 봤다”고 지적했다.

대법원은 또한 “원심은 피고가 최저임금과의 차액 청구를 선택적으로 추가했다고 보고 청구원인변경 신청을 받아들여 판결 이유에서 당초의 약정수당 청구와 항소심에서 추가된 최저임금과의 차액 청구가 모두 이유 없다고 설시했으나, 주문에 단순히 원고의 항소를 기각한다는 주문 표시만 했다”고 꼬집었다.

기존 청구였던 약정 수당 청구와 원심에서 추가된 최저임금과의 차액 청구는 논리적으로 양립할 수 없는 청구로서, 원고 A 씨가 원심 판결에 상고했으므로 최저임금과의 차액 청구 부분도 상고심으로 이심된다고 대법원은 설명했다.

박일경 기자 ek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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