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까지 갤런당 35.5마일 요구...소형차 강점 현대기아차 영향 미비
미국 정부가 오는 2016년까지 자동차의 평균연비를 갤런당 35.5마일(ℓ당 15.1㎞)로 끌어올리고 배기가스 배출량을 지금보다 3분의 1 가량 줄이는 것을 의무화하기로 하면서 현대기아차 등 국내 자동차 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이번 오바마 정부가 내놓은 새로운 규제방안은 2012년부터 2016까지 매년 5%씩 연비기준을 높여 2016년까지 연비가 갤런당 35.5마일에 도달하는 것을 요구하고 있다.
미국은 국내 완성차 업체들의 주요 수출국 중 23% 이상을 차지하는 가장 큰 시장이다.
따라서 이번 미국의 2016년 연비 기준을 맞추지 못하고 있는 국내 자동차 업체로서는 걱정이 아닐 수 없다.
현대차가 생산하는 차종중 2009년 기준 승용차는 갤런당 33.2마일, 기아차는 33.7마일 수준이다.
이는 전체 평균인 갤런당 27.5마일을 충족시켜주고는 있지만, 2016년 기준에는 못 미치는 수준이다.
특히 미국시장에서 하이브리드카 등 고연비를 자랑하는 일본차 업체와의 경쟁이 불가피해 보인다.
2009년 기준 토요타는 갤런당 38.1마일, 혼다는 갤런당 35.2마일을 기록하고 있어 현대기아차가 넘어야할 벽으로 다가오고 있다.
유럽 자동차 업체들 역시 친환경 디젤 차량 분야에서 고연비를 확보하고 있어 이들과의 경쟁에서 살아남으려면 친환경 성능을 더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다.
가톨릭대 김기찬 교수는 "이번 오바마 정부의 연비강화 규제 방안으로 인해 국내 자동차 업체는 중국 업체와 비교해 유리한 입장이지만, 일본 업체와 비교하면 뒤쳐져 있어 앞으로 해야 할 일이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현재 현대기아차가 보이고 있는 개발 능력 속도로 봐서는 2016년까지 미국에서 요구하는 연비 기준을 충분히 맞출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대림대학 김필수 교수는 "현재 현대기아차가 보이고 있는 엔진개발 능력으로 봤을 때, 2016년까지는 충분히 그 기준을 충족시킬 것"이라며 "또한 이번 오바마 정부의 연비강화 발표는 해외 수입차 보다는 자국내 빅3의 연비개선과 체질개선을 위한 성격이 더 강해 소형차가 강점인 현대기아차는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투자증권 서성문 연구원 역시 "일본 자동차 업체와 비교할 때 현대기아차가 미국에서 하이브리드카를 출시하는 것은 많이 뒤쳐졌지만, 평균 연비가 높은 소형차 비중으로 인해 일본 업체와 대등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한편, 업계 일각에서는 현대차가 현재 미국 시장에서 주력하고 있는 대형세단을 중심으로 한 브랜드 고급화 전략에 차질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이에 현대차 관계자는 "이번 오바마 정부의 연비강화 규제 방안은 개별 차종으로 하는 것이 아닌, 전체 평균으로 측정하는 것이기 때문에, 대형세단에 미치는 영향은 미비할 것"이라며 "2016년까지 연비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고 현대차는 미국 시장에서 소형차가 강하기 때문에 미국 정부의 요구를 충분히 충족시켜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