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빅파마도 K바이오도…대세는 ‘스마트공장’[스페셜리포트]

입력 2023-09-25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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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제약·바이오업계의 생산설비가 나날이 진화하고 있다. 의약품 제조공정과 품질관리를 고도화한 스마트공장으로 탈바꿈하면서 고품질의 의약품을 고효율로 생산할 기틀을 마련했다. 연구·개발(R&D) 뿐만 아니라 생산설비도 기술적 한계를 타파하면서 글로벌 수준으로 체질 개선을 이어가고 있다.

24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국내 제약사 대부분이 스마트공장을 도입했거나 도입을 앞두고 있다. 스마트공장이란 설계와 개발, 제조, 유통 등 생산과정에 디지털 자동화 솔루션을 결합한 지능형 생산공장이다. 빅데이터와 가상화 등 정보통신기술(ICT)을 적용해 생산성과 품질, 고객만족도를 동시에 끌어올리는 것이 가능하다.

스마트공장이라고 하면 흔히 생산 과정의 무인화를 통한 공정 자동화를 떠올리기 쉽지만, 이와는 개념이 다르다. 고도화된 스마트공장은 설비와 시스템을 사물인터넷(IoT) 기술로 연결해 공정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수집·분석하고 결과를 스스로 판단·제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제약·바이오산업의 스마트공장은 의약품의 설계기반 품질고도화(Quality-by-Design, QbD)를 수반한다. QbD는 제조공정과 품질관리로 이원화된 의약품 제조·생산 시스템을 하나로 합치는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의약품의 기획부터 생산, 판매 후까지 전주기에 적용되는 품질관리 체계다.

화이자와 노바티스, 로슈, GSK 등 글로벌 빅파마들은 이미 2000년대 중반부터 제품 개발에 QbD를 적용하고 스마트공장을 도입했다. 우리 기업들이 이들을 따라잡으려면 QbD 기반의 스마트공장을 구축해 경쟁력을 끌어올려야 한다.

다행히 민·관 모두 스마트공장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다. 한국혁신의약품컨소시엄(KIMCo)의 2022년 조사에 따르면 국내 제약·바이오기업(49개사 대상)의 79.6%가 스마트공장을 구축 중이라고 응답했다. 나머지 20.4%는 현재는 구축하고 있지 않더라도 앞으로 구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만 스마트공장의 구축 수준은 대부분 초기 단계에 그쳐 아직 갈 길이 멀다. 스마트공장은 총 5단계에 걸쳐 역량을 끌어올릴 수 있는데, 절반을 넘는 51.0%가 2단계(기초)에 머물렀다. 3단계(중간1)는 26.5%, 4단계(중간2)는 2.0%에 불과했다.

정부는 중소벤처기업부를 통해 스마트공장 구축 지원 사업을 펼치고, 식품의약품안전처는 2015년부터 주요 제형별 QbD 적용 모델을 개발·보급했다. 식약처는 2020년부터 전문인력양성교육을 실시하고, 지난해에는 QbD 도입을 원하는 제약사를 대상으로 지원사업도 펼쳤다. 그러나 아직 피부에 와 닿는 정책적 지원은 부족하단 것이 업계의 목소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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