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전고점 턱밑까지 오르니 안 팔리네"…서울 아파트 매물 3년여만에 '최대'

입력 2023-09-21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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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여의도 63아트 전망대에서 바라본 서울 아파트 단지. 신태현 기자 holjjak@ (이투데이DB)

아파트 시장에 매물이 계속해서 쌓이고 있다. 급매물이 소진되고 집값이 전고점에 가까워지면서 수요자들의 관망세가 짙어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시장에 나온 매물의 가격이 낮아지거나 부동산 시장이 완연한 오름세를 보여줄 때까지는 이런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21일 부동산 정보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현재 서울의 아파트 매물은 7만4895건이다. 2020년 6월 7만9331건(월말 기준, 이하 모두 동일) 이후 3년 3개월 만에 최대치다. 서울 아파트 매물은 올해 초 5만~6만 건 수준이었다가 지난달 하순 7만 건을 넘었고 이달 들어서도 계속 늘어나는 모습이다.

서울 아파트 매물은 2020년 상반기 최대 8만 건까지 치솟기도 했지만, 그해 하반기부터 올해 7월까지는 7만 건을 이상을 기록한 적이 없다. 2020년 상반기가 다주택자의 양도세 중과 한시 면제가 적용돼 매물이 쏟아졌던 시점이란 것을 고려하면 지금이 관련 수치가 집계된 이후 사실상 가장 많은 매물이 쌓여있는 것이다.

다른 지역들도 마찬가지다. 7월 말과 비교해 모든 지역에서 매물이 늘었다. 광주는 1만4695건에서 1만7549건으로 19.4% 증가했고 제주(16.6%)와 전남(14.9%), 세종(14.4%), 전북(13.7%), 경남(13.5%), 강원(12.2%), 경북(11.6%), 대전(11.4%), 충북(10.9%), 울산(10.6%), 인천(10.5%), 부산(10%) 등 대부분이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했다. 오름폭이 한 자릿수인 경기(9.9%), 충남(9.5%), 대구(8.1%)도 10%에 가깝다.

부동산 시장이 침체를 벗어나는 모습을 보이면서 차익 실현에 나선 집주인들이 늘어난 가운데 집값이 가파르게 오르면서 관망에 들어간 수요자가 확대됐기 때문으로 보인다.

부동산R114가 분석한 자료를 보면 올해 수도권 아파트값은 전고점의 85% 수준까지 회복됐다. 2021년 하반기부터 상반기까지와 이달 14일까지 같은 단지, 같은 면적이 거래된 아파트를 대상으로 최고가 거래를 비교한 결과다.

서울 아파트는 올해 평균 11억1599만 원을 기록해 2021년 하반기~작년 상반기 아파트값 12억6695만 원의 88%까지 올라왔다. 특히 용산구(97%)와 강남구(96%), 중구(93%), 서초구(93%)는 90% 이상을 회복했다. 경기도와 인천도 각각 93%, 82% 회복됐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매도자들은 더 높은 가격에 집을 팔려는 생각이 강하지만 매수자들은 급매물이 소진되고 집값이 많이 오르면서 적극적으로 집을 매입하기보다 지켜보는 눈치싸움이 강해지면서 매물이 쌓이고 있다"며 "부동산 시장의 방향성이 뚜렷해질 때까지 지금같은 상황이 지속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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