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게 팔면서 제값 받던 현대차, 경쟁사 약진에 주춤

입력 2023-09-07 16:34

  • 작게보기

  • 기본크기

  • 크게보기

8월 美 전체 차 시장 16.2% 증가
현대차 3%ㆍ기아 9% 증가 그쳐
경쟁사인 日 혼다 美 판매 45%↑
테슬라 가격인하 탓 인센티브 증가

(단위: 대)

고급차와 SUVㆍ친환경차 판매 확대로 수익을 냈던 현대자동차가 최근 주춤하고 있다. 전기차 시장에서는 테슬라의 가격인하에 따른 판매성과보수(인센티브) 확대, 주력시장인 미국에선 혼다를 비롯한 일본 경쟁사의 신차 출시 여파를 받고 있다.

7일 현대차그룹과 오토모티브뉴스 등 외신에 따르면 최근 현대차와 기아이 판매환경이 하반기 들어 변화를 맞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는 사이 현대차그룹은 부가가치에 집중했다. 고급차와 SUVㆍ친환경차를 중심으로 제품군을 꾸렸고, 시장에서 좋은 반응도 얻었다. 이 무렵 쏟아진 신차도 효과를 톡톡히 냈다.

부가가치가 높은 만큼 상대적으로 차 가격도 여유롭게 책정했다. 때마침 국내는 물론,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주요 시장에 산업 수요가 급증했고, 반도체를 비롯해 핵심부품이 모자라 공급도 제한적이었다. 일부 인기 모델은 신차를 계약하고 출고까지 1년 넘게 기다려야 했다.

그러나 올해 들어 사정이 달라졌다. 경쟁사들이 잇따라 가격을 낮추거나 주력 신차를 내놓으면서 시장에서 약진하기 시작했다. 동시에 현대차와 기아는 주력모델이 노후화 초기 단계에 진입하면서 시장에서 주춤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8월 미국에서 약 134만2000대의 신차가 팔렸다. 전년 대비 16.2% 증가한 규모다. 그러나 이 기간 현대차의 증가세는 3.0%, 기아는 증가세는 9.2% 수준에 머물렀다.

배경에는 경쟁사의 약진이 존재한다. 먼저 일본 혼다는 주력 세단 어코드를 앞세워 미국 시장에서 크게 성장 중이다. 혼다의 2분기 글로벌 판매는 전년 대비 11.6% 증가한 90만1000대에 달했다.

특히 현대차와 맞경쟁하는 미국에서는 신차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이 기간 혼다의 미국 판매는 전년 대비 44.5% 증가한 34만7000대에 달했다.

미국 현지에서 판매가 주춤하자 재고가 늘었고, 결국 대대적인 할인 판매를 시작했다.

오토모티브뉴스에 따르면 지난 8월 미국 자동차 시장의 평균 인센티브는 전년 대비 112% 증가한 2372달러에 달했다. 이 기간 현대차가 지급한 판매 인센티브는 전년 대비 무려 488%나 늘어난 2407달러에 달했다.

지난 4월 미국 전기차 세제 혜택 대상에서 제외된 것도 인센티브 확대를 부추겼다. 현대차의 판매 인센티브가 업계 평균치를 넘어선 것은 2020년 하반기 이후 약 3년 만이다.

국내 역시 사정은 유사하다. 지난해 8월 국내시장에서 공식할인 차종은 단 한 차종도 없었다. 그러나 올해 8월부터는 인기차 그랜저마저 일부 트림의 경우 500만 원 넘는 할인을 제시하고 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주요 시장의 빠른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재고와 판매 인센티브 등을 유기적으로 조절하며 대응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미국 시장 인센티브 확대와 관련해 "지난 4월 현지에서 전기차 관련 보조금 지급대상이 확정 이후 전체 전기차를 중심으로 인센티브가 급격히 상승했다"라며 "경쟁사(테슬라)의 가격 인하 여파가 본사는 물론 전기차 시장 전체로 확산 중이다. 내년 하반기 현지 전기차 전용공장 준공 때까지 점유율을 이어가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뉴스
댓글
0 / 300
e스튜디오
많이 본 뉴스
뉴스발전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