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스타임 등 일부 기업들도 승인받아
빅테크 규제 철회 후 첫 사례
31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중국 기술기업 바이두는 자사가 개발한 생성형 AI인 어니봇의 출시를 당국으로부터 승인받았다고 밝혔다. 당장 이날부터 바이두는 어니봇을 대중들에게 선보일 수 있게 됐다.
바이두는 어니봇 기반의 새로운 앱도 출시할 예정이다. 어니봇에 대한 기대로 홍콩과 뉴욕증시 상장사인 바이두 주가는 두 곳에서 모두 3% 이상 뛰었다.
제프리스의 토머스 총 애널리스트는 “이번 승인은 업계에 긍정적인 놀라움이자 어니봇에는 중요한 이정표”라며 “어니봇은 사용자의 피드백을 통해 더 개선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센스타임을 비롯해 지푸AI와 바이추안 등 다른 중국 기술기업들도 제품 출시를 승인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자국 기업이 만든 생성형 AI를 당국이 공식 승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승인으로 중국 내 생성형 AI 개발진들은 ‘챗GPT’의 오픈AI나 마이크로소프트(MS)와 공개적으로 경쟁할 기회를 얻게 됐다.
그간 중국 정부는 빅테크를 엄격하게 규제했다. 이 과정에서 일부 기업들은 뉴욕증시에서 상장 폐지되거나 사업을 분할해야 했다. 바이두와 알리바바그룹같이 AI 개발에 몰두한 기업들은 관련 모델을 수십 개나 만들었지만, 당국이 AI에 대한 규칙을 확정하지 않고 제품도 승인하지 않은 탓에 챗봇 출시를 무기한 연기해야만 했다. 모델을 만들어도 대중들에게 선보이지 못하면 추가 데이터를 수집하지 못할뿐더러 문제점도 확인할 수 없어 챗GPT처럼 이미 시장에 출시된 제품과의 격차는 벌어질 수밖에 없다.
그러나 국가 경제가 좀처럼 회복되지 않자 중국 정부는 올해 들어 규제를 대거 철회하고 민간 부문에 기대기 시작했다. 특히 AI에 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이 부문을 12가지 최우선 기술 중 하나로 지정하고 지원을 약속했다. 이달 중국 사이버공간관리국이 24개 항목으로 구성된 기술 규제 지침 최종안을 발표했는데, AI와 관련한 규제 수위를 이전보다 대폭 낮췄다. 일례로 초안에는 ‘제재 위반 시 1만~10만 위안(약 180만~1800만 원) 사이의 벌금 부과’ 문구가 포함됐는데, 최종안에선 삭제됐다. 대신 “국가는 생성형 AI의 혁신과 발전을 장려하는 효과적인 조치를 구현하고 관용적인 규제를 수행할 것”이라는 문구가 담겼다.
블룸버그통신은 “이 같은 움직임은 챗GPT 출시 후 서비스 개발에 수십억 달러를 쏟아부은 중국 AI 업계에 새 이정표가 될 것”이라며 “다만 중국산 생성형 AI가 텐센트의 위챗처럼 필수 앱 수준으로 도약할 수 있을지를 말하기는 아직 이르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