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광고 매출이 99% 차지해…수익 사업 다변화 전망
당근마켓이 서비스 론칭 8년 만에 ‘마켓’을 떼어 내고 ‘당근’으로 새롭게 출발한다. 지역 생활 커뮤니티로서의 서비스 경쟁력을 강화, 속도감 있는 비즈니스 전개와 내실 있는 성장 등 하이퍼로컬을 완성한다는 포부로 이를 통해 턴어라운드 시점을 앞당길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중고거래 플랫폼 당근마켓은 최근 서비스명을 ‘당근’으로 변경했다. 2015년 서비스를 론칭한 지 8년 만의 첫 리브랜딩이다.
당근은 하이퍼로컬을 구상하는 첫 단계로 동네 이웃 간 중고거래라는 문화를 정착시켰다. ‘당근이세요?’라는 신조어를 만들 만큼 2015년 오픈 이후 8년간 빠르게 보폭을 넓혀 명실공히 국내 최대 하이퍼로컬 서비스로 자리매김하는 데 성공했다. 그 결과 8월 현재 누적 가입자 수 3500만 명,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 1800만 명 이상을 넘어서는 등 국민 대다수가 사용하는 생활 밀착형 서비스가 됐다.
다만 아직 제대로 된 수익구조를 만들지 못한 것은 약점으로 지목된다. 당근의 이용자 수는 가파르게 증가했지만, 설립 이래 단 한 차례도 흑자를 내지 못했다. 최근 3년간 실적 추이를 보면 별도기준 매출은 2020년 118억 원에서 지난해 499억 원으로 커졌으며 그에 따른 영업손실 규모도 134억 원에서 464억 원으로 불어났다. 핵심 서비스인 중고거래와 관련해서는 서비스 수수료가 없는 반면 수익의 대부분을 동네가게를 대상으로 한 광고에 기댄 탓에 벌어진 일이다.
당근이 서비스명 변경에 나선 것도 이러한 한계점을 인정했기 때문으로 읽힌다. 특정 서비스를 연상케 하는 ‘마켓’을 떼어냄으로써 다양한 하이퍼로컬 사업에서 적극적으로 수익화에 나서려는 것으로 분석된다.
당근이 현재 집중적으로 고도화하고 있는 분야는 지역 광고다. 기존 지역 광고 시장은 오프라인 중심으로 세분돼 있었으나, 당근은 이를 온라인으로 옮겨왔을 때 누구도 예측하기 어려울 만큼의 시장 규모와 가능성이 있음을 예상한다.
특히 ‘반경 타기팅 광고’에서 이러한 가능성을 검증했다. 당근은 7월 중 2주간 테스트를 진행한 결과 타기팅 기능을 이용한 가게들의 광고가 동 단위 광고보다 클릭률이 20% 높았고, 고객이 광고를 보고 실제 액션(전화나 채팅, 비즈프로필 단골맺기)으로 이어지기까지의 광고 비용도 30% 절감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당근 관계자는 “읍·면·동 단위, 가게 반경 300m의 걸어서 5분 거리 고객을 대상으로 광고할 수 있는 플랫폼은 당근이 최초로 점차 로컬화 되는 광고, 마케팅 시장을 선점했다는 점에서 앞으로 기대되는 부분”이라며 “광고 외에도 당근은 앞으로 다양한 사업 분야에서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만들어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당근은 이외에도 중고차·부동산 직거래, 아르바이트 구인, 당근 모임 등으로 확장하고 있다. 이와 관련한 서비스 고도화 인력 채용도 적극적이다.
당근 관계자는 “불경기를 이유로 많은 기업이 신규 채용을 줄이고 있으나 당근은 현재도 60여 개 직군에서 수시 채용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회사 내부적으로는 설정한 목표를 달성해나가면서 서비스와 사업 두 가지 영역 모두 안정적인 성장 과정을 밟아나가고 있다. 작년 설정한 목표뿐 아니라 올해 상반기 매출 목표치도 달성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