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률 전망치 1.6%(2월) → 1.4%(5월) → ? (8월)
국제유가 상승에…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 상향 가능성도
최근 글로벌 경제 환경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한국은행이 다음 주 수정 경제전망을 통해 올해 우리나라 성장률 전망치를 낮추고 물가 전망치를 높일 가능성이 나온다.
미국 금융 리스크와 중국 경제위기 등 글로벌 빅2의 악재는 우리나라 경제 성장률에도 악재다. 또 최근 국제 유가 상승으로 수입 물가가 석 달 만에 상승 전환하면서 소비자물가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17일 한은에 따르면 오는 24일 수정 경제전망을 통해 연간 성장률과 물가상승률 전망치를 수정 발표한다.
한은은 5월 25일 수정 경제전망 발표를 통해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6%에서 1.4%로 하향 조정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기존 3.5%를 유지했다.
성장률의 경우, 기존 1.4%에서 0.1~0.2%포인트(p) 낮출 가능성이 있다. 중국이 2년 반 만에 디플레이션에 진입하는 등 경기 침체의 늪에 빠지면서 대중 수출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 성장률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대중국 7월 수출 증가율은 -14.5%로 코로나 경제 충격이 가장 컸던 2020년 2월 이후 3년 5개월 만에 가장 낮았다.
중국 경기 회복이 늦어질수록 한국의 주력 대중 수출품인 반도체를 비롯해 화장품 같은 소비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상품의 수출 전망이 밝아지기 어렵다.
게다가 신용평가사 피치가 JP모건 등 수십 개 미국 대형은행의 신용등급이 강등될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하는 등 미국 금융 리스크도 우리나라 경제에 악재다.
앞서 5월 한은은 수정 경제전망에서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6%에서 1.4%로 하향 조정하면서 '중국경제의 회복이 지연되고 선진국 금융 불안이 확대'되는 경우' 올해 성장률이 1.1%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최근 글로벌 경제 환경을 보면, 이 시나리오가 현실화되고 있는 분위기다.
신승철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지난달 2분기 국내총생산(GDP) 발표 기자회견에서 "전망대로 올해 1.4% 성장하려면 3분기와 4분기 각 0.7%가량 성장해 하반기 성장률이 1.7%가 돼야 한다"며 "다음 달에 최근 통계 등을 감안해서 수정경제전망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미 한은 전망치 1.4%보다 낮은 성장률을 제시한 기관은 여러 곳이다. 아시아개발은행(ADB)은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5%에서 1.3%로 3개월 만에 하향 조정했다. 한국경제연구원(1.3%), 하나금융경영연구소(1.3%), 현대경제연구원(1.2%) 등 민간에선 1%대 초반 성장률 전망을 제시했다.
다만 중국 단체 관광 허용은 우리나라 내수에 호재다. 중국 관광객 증가로 인한 내수 활성화가 수출 부진을 상쇄시킬 가능성도 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한은이 이날 발표한 수출입물가지수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수입 제품 가격은 3개월 만에 상승했다. 지난달 두바이유 가격 평균이 배럴당 80.45달러로 6월(74.99달러) 대비 7.3% 오른 영향이다. 유가가 오르는 것은 산유국들의 원유 감산이 지속되는 가운데 글로벌 수요 증가에 따른 것이다.
한은은 5월 수정 경제전망에서 브렌트유를 하반기 85달러로 전망했으나 유가가 6월부터 뛰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소폭 상향 조정 가능성이 있다.
한은 경제통계국 물가통계팀 유성욱 팀장은 "수입 물가는 대략 1개월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에 반영된다"면서 "8월이나 그 다음 달 중 (소비자물가에) 일부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이달 들어 원·달러 환율이 장중 1340원대를 돌파하는 등 원화가 큰 폭의 약세를 보이는 점도 수입물가 상승세를 부추길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