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추락에 다급해진 중국…금리 전격 인하·청년실업률 공표 중지

입력 2023-08-15 16:51수정 2023-08-15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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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중기 정책금리 낮춰 6050억 위안 유동성 공급
20일 기준금리 인하도 나설 듯
7월 산업생산·소매판매 등 주요 지표 시장 예상 밑돌아
위안화 가치, 작년 11월 이후 최저 수준
“데이터 투명성 약화 불안 부채질”

▲사진은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서 10일 열린 취업박람회에 대학 졸업예정자들이 참석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청년실업률이 계속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가운데 15일 공표 중단을 전격적으로 발표했다. 우한(중국)/AFP연합뉴스

중국 경제가 추락할 조짐이 뚜렷하게 나타나면서 당국이 다급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전격적으로 주요 정책금리를 인하하는가 하면 국가통계국은 사회적 파장을 우려해 청년실업률 공표를 중지했다.

인민은행이 15일 1년 만기 중기 유동성지원창구(MLF) 금리를 2.5%로 종전보다 0.15%포인트(p) 낮췄다고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인민은행은 6월 이후 2개월 만에 다시 MLF 금리를 내렸다. 이는 동결할 것이라던 시장 예상을 벗어난 것이다. 인하폭도 2020년 이후 가장 컸다고 블룸버그는 강조했다.

단기 정책금리인 7일물 역환매조건부채권(역레포) 금리도 1.8%로 종전보다 0.1%p 내렸다.

주요 정책금리 인하로 시장에 총 6050억 위안(약 111조 원)의 유동성이 공급됐다.

크레디아그리콜의 즈샤오자 중국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인민은행이 예상보다 더 이른 시기에 큰 폭으로 MLF 금리를 인하한 것은 중국 정부가 안정적 경제성장을 위해 완화정책을 더 많이 취할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앞으로 더 많은 통화정책 완화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장은 20일 발표되는 사실상의 기준금리인 대출우대금리(LPR)도 인하될 가능성이 거의 확실하다고 보고 있다. 블룸버그는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 당국이 침체된 증시를 살리고자 2008년 이후 처음으로 주식 거래에 대한 인지세를 인하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 국가통계국이 이날 발표한 경제지표는 극도의 부진을 나타냈다. 7월 소매판매는 전년 동월 대비 2.5% 증가에 그쳤고 같은 기간 산업생산은 3.7% 늘어 모두 시장 전망을 밑돌았다. 블룸버그 집계 전문가 예상치는 소매판매 증가율이 4.0%, 산업생산은 4.3%였다.

부동산 시장 침체가 극명하게 드러났다. 올들어 7월까지 부동산 투자는 전년 동기 대비 8.5% 감소해 상반기의 7.9% 감소보다 더 위축된 모습을 보였다. 부동산 위기가 장기화하면서 1~7월 농촌을 제외한 고정자산 투자는 전년 동기 대비 3.4% 증가로 전문가 예상치인 3.7%보다 낮은 증가폭을 기록했다.

금리 인하와 경제지표 부진에 홍콩 역외 위안화 시장에서 달러·위안 환율이 장중 최대 0.5% 상승해 7.30위안에 근접하면서 위안화 가치가 지난해 11월 이후 최저 수준을 나타냈다.

한편 국가통계국은 지난달 도시 지역 실업률이 전월의 5.2%에서 5.3%로 상승했다고 발표했지만, 연령대별 실업률에 대한 정보 공개를 중단해 파문을 불러일으켰다. 16~24세를 대상으로 한 중국의 청년실업률은 6월에 21.3%로 사상 최고치를 찍었으며 시장에서는 지난달 더 올랐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전문가들은 “세계 2위 경제국인 중국의 데이터 투명성 약화에 대한 투자자와 기업의 불안을 한층 부채질했다”고 지적했다.

중국 내부에서도 부정적 여론이 커졌다. 해당 발표는 몇 시간 만에 중국 소셜미디어 웨이보에서 1억4000만 회 이상의 조회 수를 기록했으며 많은 사람이 정부가 부정적 정보를 숨기기 위해 이런 행동에 나섰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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