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新화폐전쟁] 금에서 CBDC까지…달러 지위 흔드는 대체자산들

입력 2023-08-14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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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은행 골드러시 …1950년 이후 최고치
대러 제재에 미국 달러화 보유 리스크 부각
중국 디지털 위안화 국내·외 실증 단계 돌입
“일대일로와 결합 시 위안화 기축통화 대두”

▲각국 중앙은행의 금 수요 추이. 단위 톤. 초록색=상반기, 보라색=하반기. 출처 세계금협회(WCG)
금과 중앙은행디지털화폐(CBDC)가 달러의 패권적 지위에 도전하고 있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최근 세계 각국 중앙은행들의 금 비축량이 급증하고 있다. 세계금협회(WCG)에 따르면 각국 중앙은행의 지난해 금 순 매입량은 1135톤(t)으로 1950년 이후 최고치를 찍었다. 올해 상반기에도 중앙은행의 금 수요는 387톤으로 상반기 기준으로는 2000년 이후 가장 높았다.

특히 러시아와 중국 등 미국과 대립각을 세우는 국가들이 금융 제재를 회피하기 위한 수단으로 대량의 금을 사들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라쿠텐증권의 분석에 따르면 2022년까지 최근 10년간 금 보유량을 가장 많이 늘린 곳은 러시아였다. 러시아의 금 보유량은 현재 2333톤으로, 10년 전 대비 2.4배 더 많았다. 중국 인민은행 역시 8개월 연속 전달보다 많은 금을 사들이면서, 6월 말 기준 약 2113톤의 금을 보유하게 됐다.

고스게 쓰토무 마켓엣지 대표는 “미국과 유럽의 대러시아 제재로 인해 달러와 같은 서쪽 자산은 보유 리스크가 크다는 인식이 높아졌고, 외화보유액을 분산하기 위해 발행 주체가 없는 금 매수세가 가속화했다”고 분석했다.

닛케이는 “달러는 줄곧 기축통화로서 기능해 왔지만,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인 2010년경부터 시작된 금 시장으로의 자금 이동이 가속화하고 있다”며 “중앙은행의 끊임 없는 금 매수는 달러의 존재감 저하의 반증이기도 하다”고 평가했다.

▲디지털위안화를 표현한 일러스트레이션.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CBDC도 달러의 새로운 적수로 떠올랐다. 각국 중앙은행은 CBDC의 개발을 서두르고 있다. 빠르게 개발해 먼저 보급할수록 국제 거래에서 자국 통화의 존재감이 커지기 때문이다. 국제결제은행(BIS)이 지난해 말 86개국 중앙은행을 대상으로 벌인 조사에서 24개국이 2030년까지 CBDC를 보유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특히 중국의 기세가 심상치 않다. 중국은 2014년 디지털 위안화 연구를 시작해 현재는 국내·외 실증 단계에 돌입했다. 5월부터는 장쑤성 창수시에서 공무원과 대기업 종사자의 월급을 디지털 위안화로 지급하기 시작했다. 중국 내에서 디지털 위안화를 시범 사용하고 있는 인구는 2억6000만 명에 이른다.

또한 중국은 홍콩, 태국, 아랍에미리트(UAE) 등 외국과도 서로 CBDC로 거래하는 실험에 돌입했다. 닛케이는 “광역 경제권 ‘일대일로’ 구상에 CBDC까지 결합하면 위안화가 기축통화로 대두하는 사태도 현실화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미국도 세계 기축통화인 달러의 우위성을 사수하기 위해 디지털 달러화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해 CBDC 개발의 가속화를 요구하는 대통령령에 서명했다.

중국 전문가인 가류 도쿄재단정책연구소 수석 연구원은 “미국의 디지털 달러는 아직 모색 단계에 있다. 하지만 그것이 곧 달러 패권의 상실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중국은 통화 패권을 얻기 위해 우선 자본 거래를 자유화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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