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2분기도 적자…하반기 전망도 '암울'

입력 2023-08-09 05:00수정 2023-08-09 1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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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6%대 예금 상품 만기도래 앞두고
수신 금리 올리기 시작하는 저축은행
조달비용 올라 대출금리 상승압박 커질 수도
업계 “1분기 적자로 금리 올릴 여력 없어
작년보다 낮은 4%후반대 수준에 그칠 것”

저축은행업권의 올해 상반기 적자 폭이 최대 10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업계에서는 2011년 저축은행 부실 사태 이후 최악의 상황에 직면했다는 위기감이 팽배하다. 조달비용 상승과 이자 비용 증가, 충당금 적립 등이 주요 원인으로 분석된다. 문제는 향후 전망도 밝지 않다는 점이다. 예대마진을 넓히기 어려운 시장 여건에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부실 우려, 새마을금고 뱅크런(대규모 자금이탈) 사태에 따른 2금융권 불신 확산 등 악재 투성이기 때문이다.

8일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저축은행 79개사가 1분기에 이어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추산된다. ‘3월 말 저축은행 금융통계현황’을 보면 올해 1분기 저축은행의 손순실 규모는 597억 원으로, 2014년 이후 9년 만에 적자 전환했다. 중앙회 측은 2분기 역시 대규모 적자를 예상했다. 다만, 적자 폭은 1분기 대비 소폭 줄었을 것으로 추정한다. 결국 1·2분기 비슷한 규모로 가정할 경우 최대 1000억 원 안팎의 적자를 낸 것으로 예측된다. 지난해 호실적을 냈던 것에 비하면 처참한 성적표다.

저축은행계의 부진한 실적은 급격한 금리 인상에 따른 조달 비용 증가 영향이 컸다. 지난해 말 레고랜드 사태 때 은행채 발행 창구가 막힌 은행권이 수신금리 인상에 나서면서 저축은행도 자금 이탈을 막기 위해 예금금리 인상 경쟁에 뛰어들었다. 지난해 11월 저축은행 예금금리 평균은 1년 만기 기준 연 5.53%로 집계됐다. 개별 저축은행 예금 상품 중에는 연 6.10%짜리도 등장했다. 이는 자금 조달 비용 상승으로 이어지며 적자 폭을 키웠다.

이 같은 추세는 2분기에 이어 하반기까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최근들어 저축은행들이 수신금리 인상에 다시 나섰기 때문이다.

올해 초 3%대로 내려갔던 저축은행 평균 예금금리는 이날 기준 연 4.04%로 올랐다. 전날 JT친애저축은행은 주요 정기예금 상품인 ‘회전식정기예금’ 상품 1년 만기 금리를 기존 4.3%에서 연 4.5%로 0.2%포인트(p) 인상했다. 같은 날 OK저축은행은 고정금리 상품인 ‘OK e-정기예금’의 가입기간별 금리를 조정해 6개월 가입 시 기존보다 0.81%p 오른 연 4.31% 금리를 적용하기로 했다.

저축은행들이 예금금리를 올리는 것은 지난해 말 나갔던 고금리 예금 상품의 만기 도래를 앞두고 ‘수신고 채우기’에 선제적으로 나선 영향이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지난해 가입한 고금리 상품이 만기 해지될 경우 한꺼번에 자금이 빠져나가 유동성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며 “만기 도래 전 고객 유치를 위해 수신금리를 미리 올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는 저축은행 경영에 악순환을 초래하고 있다. 예금금리 인상은 결국 예대마진 축소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예대마진으로 수익을 창출하는 저축은행들은 예금금리가 높아져 그만큼 증가한 조달 비용을 감당하기 위해 대출금리를 높일 수 밖에 없다. 대출금리를 마지노선인 법정 최고금리 20% 가까이 올린 저축은행은 이미 늘고 있다. 저축은행이 취급하는 가계신용대출 중 금리가 연 18%를 초과하는 대출 비중은 올해 6월 기준 29.2%로, 전년 동월(20.8%) 대비 8.4%p 올랐다. 금리가 연 18%가 넘는 대출 비중이 절반 이상인 저축은행은 같은 기간 5곳에서 8곳으로 늘었다.

다만, 지난해 말 수준의 금리 상승은 없을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1분기에 적자를 본 중소형 저축은행들은 금리를 대폭 올릴 여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향후 기준금리 변동에 따라 달라질 수 있어 속단하기는 힘들겠지만, 6%대까지 치솟은 지난해와는 달리 4% 중후반대 정도로 운영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다른 저축은행 관계자는 “1분기 적자 영향으로 작년처럼 특판 상품을 출시하거나 큰 폭으로 금리를 조정할 만한 여력이 있는 곳이 거의 없다”며 “저축은행들이 6개월 등으로 만기를 세분화해서 금리를 소폭 올리고 있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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