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쇼핑 3사가 떨어지는 영업이익률에 부담을 느껴 송출수수료가 없고 신규 고객을 유입할 수 있는 라이브커머스에 집중하고 있다. 업계는 새로운 수익모델을 찾기 위해서 다양한 방식으로 라이브커머스를 확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8일 홈쇼핑업계에 따르면 현대홈쇼핑의 올해 2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6% 감소한 5228억1400만 원, 영업이익은 36.4% 줄어든 176억6500만 원에 그쳤다. 아직 2분기 실적이 나오지 않은 CJ온스타일과 롯데홈쇼핑의 경우 1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대비 모두 감소했다.
CJ온스타일‧롯데홈쇼핑‧현대홈쇼핑의 실적 하락은 TV시청자 수 감소와 높아지는 송출수수료의 영향이 크다. 송출수수료는 홈쇼핑이 유료방송사업자, 즉 방송채널 주인에게 지불하는 ‘채널사용료’다.
방송통신위원회의 방송 매체 이용행태 조사 결과에 따르면 매출 대비 송출수수료 부담은 2018년 46.1%에서 지난해 65.7%까지 늘어났다. 홈쇼핑 업체들은 이를 이유로 송출수수료가 낮아져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올해 3월 정부는 홈쇼핑 업체와 유료방송사업자가 송출수수료 계약을 맺을 때 절차와 대가 산정 기준을 협의해 결정하도록 하는 내용의 가이드라인을 발표했지만 홈쇼핑 업체와 유료방송사업자 사이의 갈등은 진행 중이다.
이에 홈쇼핑 업체들은 송출수수료 부담을 덜 수 있는 라이브커머스로 눈을 돌리고 있다. 라이브커머스는 TV홈쇼핑처럼 실시간으로 판매자와 구매자가 소통할 수 있지만 자체 애플리케이션을 플랫폼으로 활용해 송출수수료를 지불하지 않아도 된다.
라이브커머스를 늘리는 경향은 CJ온스타일‧롯데홈쇼핑‧현대홈쇼핑 등 대형 업체들이 주도하고 있다.
CJ온스타일은 2021년 5월 모바일 라이브커머스 채널 ‘라이브쇼’를 출시했다. 롯데홈쇼핑은 그보다 앞선 2017년 라이브커머스 채널 ‘엘라이브’를 시작해 2021년에 개편했고, 현대홈쇼핑은 라이브커머스를 2018년 시작해 올해 초 ‘쇼라’라는 이름으로 리브랜딩했다.
라이브커머스의 종류도 다양해지고 있다. CJ온스타일과 롯데홈쇼핑은 예능콘텐츠와 라이브커머스를 합친 형태인 ‘콘텐츠커머스’에 방점을 찍고 있다.
CJ온스타일의 콘텐츠커머스 프로그램인 ‘브티나는 생활’‧‘잘사는 언니들’ 등에서는 연예인이 상품을 체험해보는 모습을 보여준다. 롯데홈쇼핑도 제철 농‧특산물 산지에 방문하는 내용의 예능 콘텐츠를 보여주며 상품을 판매하는 ‘가보까’, 토크쇼 형태로 진행되는 ‘지우네’ 등을 운영 중이다.
콘텐츠커머스의 고객 유인력과 인기는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CJ온스타일의 지난달 한 달간 모바일 라이브 채널의 PV(페이지뷰)는 전년 동기 대비 약 60% 올랐고 매출 역시 10%가량 증가했다.
CJ온스타일 관계자는 “재미있는 콘텐츠로 젊은 고객을 유입해 고객 다변화를 시도하면서도 TV홈쇼핑과 모바일 앱 각각의 플랫폼 경쟁력도 강화할 수 있었다”며 “TV홈쇼핑 방송 앞뒤로 라이브 커머스를 편성해 고객 접근성을 늘리자 가시적인 매출 성과도 뒤따랐다”고 설명했다.
현대홈쇼핑은 ‘딜커머스’에 집중한다. 딜커머스는 연예인이 판매자와 협상한 가격대로 홈쇼핑에서 물품을 판매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최근 현대홈쇼핑의 딜커머스 채널 ‘앞광고 제작소’에서는 아웃도어 브랜드 ‘스탠리’를 활용한 유튜브 예능을 송출하고 현대H몰에서 스탠리 기획전을 진행했는데 일반적인 기획전보다 유입량이 약 35배 높았고 이들 중 신규 고객 비율이 75%를 차지했다. 구매 고객 중 MZ세대 비중도 높아 65%에 달했다.
이처럼 홈쇼핑 업계가 라이브커머스를 늘리고 있지만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 자체가 높지는 않은 편이다. 서비스를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았고, 판매하는 물건의 단가도 낮은 편이어서다.
다만, 업계에서는 점차 라이브커머스의 매출 비중이 늘어날 수 있도록 힘을 쏟는다는 입장이다. 현대홈쇼핑 관계자는 “플랫폼 다각화와 상품 경쟁력 확대를 위해 모바일 라이브커머스를 강화하고 있다”며 “이를 통해 채널을 다양화하고 4050 여성 위주였던 기존 TV홈쇼핑 고객층을 2030까지 다변화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