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체율 비상…신용등급 2등급도 은행 대출 막혔다

입력 2023-08-06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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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체율 급증하자 대출문턱 높여
5대 은행 대출 차주 '927.4점'
지난달보다 신용점수 4.8점 상승
고신용 차주도 2금융권 내몰려

(그래픽=손미경 기자 sssmk@)

최근 연체율이 늘어난 시중은행들이 건전성 강화에 나서면서 대출 문턱이 높아지고 있다. 은행이 연체율 관리를 위해 대출 관리에 나서면서 상대적으로 신용등급이 높은 차주도 금리가 높은 2금융권에 손을 내밀어야 할 처지다.

6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6월 국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에서 신용대출을 받은 차주들의 평균 신용점수는 927.4점이었다. 전달인 5월 922.6점보다 4.8점 높아진 것으로, 올해 들어 계속 상승 추세다. 900점 이하였던 지난해 11월(899.4점)보다는 28점 높아졌다.

차주들의 신용점수가 크게 높아지면서 이들의 자금줄이 막힐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들이 금리가 높은 2금융권에 손을 벌릴 경우 이자 부담으로 인해 가계부채 증가까지 이어질 수 있다.

6월 평균 신용등급만 놓고 보면 신용점수 기준 2등급 상위권까지만 1금융권 신용대출을 이용할 수 있다. 신용평가사인 KCB(코리아크레딧뷰로) 기준 1등급은 942점 이상, 2등급은 891점~941점, 3등급 832~890점이다.

지난해 말까지는 3등급 상위권까지 5대 시중은행의 대출을 이용할 수 있었는데, 올해 5월부터는 2등급 하위권은 물론 3등급은 아예 돈을 빌릴 수 없게 된 것이다.

은행권은 건전성 강화를 위해 대출 진입장벽을 높이는 건 어쩔 수 없다고 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올해 연체율이 계속 높아지면서 건전성 강화를 위해 신용대출 승인을 보수적으로 하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5월 말 은행권 연체율(1개월 이상 원리금 연체 기준)은 0.4%로 2020년 5월 이후 3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가계대출 연체율(0.37%)은 같은 기간 0.03%포인트(p) 상승했다.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연체율은 0.23%로 전달보다 0.02%p 올랐고, 주담대를 제외한 가계대출은 0.75%로 0.08%p 증가했다.

연체율이 빠르게 올라가면서 은행들이 대출 심사를 더 깐깐하게 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과 경기 부진이 겹친 데다 고금리가 장기간 계속되면서 빚을 제때 갚지 못하는 차주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2등급으로 신용점수가 높은 사람들도 시중은행에서 대출을 받지 못하고 카드·캐피털사 등에 손을 벌려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며 “고금리 대출 비율이 높아지면 가계경제가 어려워져 연체율이 늘어나는 악순환이 반복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시중은행과 달리 인터넷전문은행인 카카오뱅크의 평균 신용점수는 내려갔지만, 반대로 연체율은 가장 낮다. 카카오뱅크의 6월 신용대출을 받은 차주들의 평균 신용점수는 833점으로 가장 낮았고, 연체율도 0.55%로 은행권 최하 수준이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중저신용 대출 공급이 활발한데도 연체율이 가장 낮은 이유는 신용평가모형(CSS)고도화 성과가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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