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레 이어 브라질도 기준금리 인하…중남미 줄줄이 인하 나서나

입력 2023-08-03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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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기준금리 0.5%p 인하한 13.25%로 결정
7월 CPI 전년 동기 대비 3.19% 상승…목표치 3.25% 하회
지난주 칠레 기준금리 1%p 인하 단행
멕시코·페루·콜롬비아 등 남미 국가 금리 인하 가능성

▲브라질 브라질리아에 있는 브라질 중앙은행 건물 앞을 한 남성이 지나가고 있다. 브라질리아/신화뉴시스
브라질 중앙은행이 2일(현지시간)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했다. 지난달 말 칠레에 이어 브라질까지 기준금리 인하에 나서면서 멕시코와 페루 등 다른 남미국가도 가세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브라질 중앙은행은 통화정책위원회(COPOM) 정례회의를 열고 기준금리인 셀릭(Selic)을 0.5%p 내린 13.25%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브라질이 기준금리를 인하한 건 2020년 8월 이후 3년 만으로 시장 전망치(0.25%p 인하)를 뛰어넘는 ‘깜짝 인하’였다. COPOM은 성명에서 “소비자 물가 전망이 개선됐고 장기 인플레이션 기대치가 낮아졌다”며 “다음 9월 정례회의에서도 위원들이 같은 수준의 추가 금리 인하를 예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브라질에 앞서 칠레도 지난달 28일 기준금리를 11.25%에서 10.25%로 1%p 낮췄다. 브라질과 칠레의 기준금리 인하 배경엔 물가 상승세 완화가 있다. 7월 브라질의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기 대비 3.19% 상승하는 데 그쳐 올해 중앙은행 목표치인 3.25%를 밑돌았다. 칠레의 지난달 물가상승률 역시 7.6%를 기록해 지난해 8월 14.1%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에 대해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브라질을 비롯한 남미 국가들이 미국과 유럽에 비해 재빨리 기준금리를 인상한 것이 효과를 발휘한 결과라고 평가했다. 브라질은 2021년 3월 물가 상승을 억제하기 위한 공격적인 금리 인상을 시작해 지난해 8월까지 12회 연속 금리를 인상했다. 이후 지난해 9월 기준금리 인상을 중단하고 올해 6월까지 7회 연속 동결해왔다. 반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와 유럽중앙은행(ECB)은 지난해 3월과 7월에서야 긴축 정책에 돌입했다.

공격적인 인상으로 누적된 기준금리 인상 폭도 두 자릿수에 달하면서 치솟는 인플레이션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었다. 실제로 브라질과 칠레의 기준금리는 미국과 유럽의 두 배 수준이다. 클라우디오 이리고옌 뱅크오브아메리카(BOA) 글로벌 경제 책임자는 “중남미는 미국과 달리 중앙은행에 대한 신뢰가 낮았기 때문에 아이러니하게도 인플레이션 대응에 더 성공적이었다”며 “중남미 중앙은행들은 ‘인플레이션은 일시적이며 물가는 원래 등락을 거듭한다’고 설명할 여력도 없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시장에서는 멕시코·콜롬비아를 비롯한 다른 중남미 국가들도 올해 안에 금리 인하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일부 전문가들은 브라질 등 남미 국가들이 성급한 결정을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기대인플레이션이나 서비스 물가 등이 여전히 높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은 1월 취임 이후 브라질 경제 번영의 주요 걸림돌로 고금리를 지적하고 있다. 그는 금리 인하를 압박하기 위해 “캄포스 네토 브라질 중앙은행 총재가 브라질의 이익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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