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업계 "흑해 곡물협정 중단, 국내 수급 영향 크지 않을 것"

입력 2023-07-27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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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식품부, 업계와 수급상황 회의…"미국·호주 통해 제분용 밀 수입"

▲우크라이나 오데사에서 출발한 곡물 화물선이 튀르키예 이스탄불의 보스포루스 해협에 정박하고 있다. (AP/뉴시스)

최근 러시아가 흑해 곡물 협정을 파기하면서 가격 상승과 수급 불안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하지만 국내 업계는 6개월분 원료를 확보했고, 수입선이 우크라이나가 아닌 미국과 호주 등으로 직접적인 영향을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농림축산식품부는 흑해 곡물협정 중단에 따른 대응책 마련을 위해 27일 민간업계, 전문가들과 함께 국제곡물 수급상황 및 국내 영향을 점검회의를 열었다.

이날 회의에는 농식품부와 한국농촌경제연구원,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관계자들과 포스코 인터내셔널, 팬오션, 농협사료, 사료협회, 대한제분 등 곡물 유통업계, 제분·사료업계 등이 참석했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전쟁 이후 급등했던 국제곡물 가격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하락 안정세를 보였다. 하지만 17일 흑해 곡물협정이 중단되면서 상승 조짐을 보이고 있다. 우크라이나의 주요 생산품목 중 하나인 밀의 국제 선물가격은 전쟁 직후인 지난해 5월 톤당 419달러까지 치솟았지만 올해 5월에는 228달러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지난달 243달러였던 밀의 국제 선물가격은 협정 중단 이후인 25일 279달러로 상승했다.

업계와 전문가들은 흑해 지역 불안정성에 따라 국제가격 상승은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올해 밀과 옥수수 생산량이 양호할 것으로 보이고, 육로를 통한 수출 가능성에 따라 지난해 수준의 급등세는 없을 것으로 예상했다.

국내 수급에도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는 흑해협정을 통한 수입 물량이 없고, 제분용 밀은 우크라이나가 아닌 미국과 호주, 캐나다를 통해 수입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국내 제분·사료업계는 앞으로 6개월분까지 원료를 확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국제곡물 가격이 급등하거나 상승세가 장기화할 우려는 여전히 있고, 밀가루 가격 상승 등 영향 가능성을 아예 배제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이에 정부는 국제곡물 불안정성 확대에 대응해 국제곡물 가격과 해외 동향 등을 모니터링하고, 위기 시 원료구매자금 금리 인하 등 금융·세제 지원을 실시할 계획이다.

전한영 농식품부 식량정책관은 회의에서 "지난해 예상치 못했던 전쟁 상황에서도 제분업체 등 민간과 힘을 합쳐 국내 밀가루 가격을 안정시켰던 경험이 있었던 만큼, 위기 재발 시 국내 물가에 미치는 영향이 최소화될 수 있도록 신속하게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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