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투자서 미국 비중 2016년 대비 24.8%p↓
동아시아·중동·남미 투자 비중 확대
“소규모 서방 경제에 타격 더 클 것”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의 해외직접투자는 1465억 달러(약 188조 원)로 전년 대비 약 18% 감소했다. 이는 정점을 찍었던 2016년의 1960억 달러와 비교하면 25% 줄어든 수준이다.
특히 미국과 서방에 대한 투자가 감소했다. 미국기업연구소(AEI)와 헤리티지재단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의 해외 투자에서 미국과 유럽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6년 대비 각각 24.8%포인트(p), 11.8%p 줄었다. 지난해 중국이 주요 7개국(G7)에 투자한 금액은 총 74억 달러로 전체 해외 투자액의 18%에 불과했다.
반면 아시아와 중동, 남미 등 다른 지역에 대한 투자는 대폭 증가했다. 중국은 지난해 이들 지역에 총 245억 달러를 투자했다. 이는 전년 대비 13% 증가한 수치다. 2016년과 비교하면 동아시아 지역 투자 비중은 17.8%p 커졌다. 중동·북아프리카와 남미 비중은 각각 14.7%p, 3.3%p 늘었다.
AEI의 예비 추산에 따르면 올 상반기 중국 기업의 해외 투자는 총 295억 달러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전염병 대유행) 이후로 완만하게 회복하는 중이다. WSJ는 “올해는 배터리 핵심 부품인 니켈이 풍부한 인도네시아가 중국 투자의 최대 수혜국으로 떠올랐다”며 “인도네시아는 전체 해외 투자 총액의 17%를 받았다”고 전했다.
중국은 서방을 제외한 다른 지역과의 연대를 강화하며 세계 경제에 새로운 단층선을 만드는 중이라는 평가다. 일각에서는 서방에서의 중국 자본 후퇴가 일부 국가에서의 일자리 창출을 줄이고 기업들이 활용할 수 있는 자본 풀을 축소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WSJ는 “중국은 전 세계의 전통적인 성장 동력 중 하나를 빼앗아가고 있다”며 “세계화 쇠퇴로 인해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될 가능성이 더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의 데릭 가위스 선임 연구원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살아있는 동안에는 중국의 해외 투자가 2016년 수준으로 돌아가지 않을 것”이라며 “미국이 중국 자본을 그리워할 가능성은 크지 않지만 호주와 캐나다, 헝가리 등 소규모 서방 경제에는 중국 자본의 후퇴가 더 고통스러울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