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운임 정상화 단계 진입한 탓
뚜렷하게 회복 중인 여객 수요
불확실성 걷어내고 재도약 추진
국내 주요 항공사의 2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하락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들은 코로나19 팬데믹(2020년 2월) 이후 비정상적으로 치솟았던 화물 운임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올해 들어 이 효과가 감소하면서 영업이익이 하락한 것. 다만 불확실성이 줄어든 만큼, 거꾸로 공격적인 경영전략 수립이 가능해졌다. 재도약의 발판이 마련된 셈이다.
25일 항공 및 금융투자업계에 대한 취재를 종합해보면 올해 2분기 국내 대형 항공사의 매출은 전년 대비 소폭 증가할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영업이익은 내림세가 뚜렷하다.
금융정보업체 FN가이드 실적전망에 따르면 대한항공의 2분기 매출은 3조7200억, 영업이익은 4985억 원에 달할 것으로 분석된다. 전년 대비 매출이 8.3%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오히려 35.5% 하락할 것으로 관측된다.
사정은 아시아나항공도 마찬가지. FN가이드는 아시아나항공의 2분기 매출을 1조6467억, 영업이익은 1074억 원으로 내다봤다. 매출이 전년 대비 6.3% 상승한 반면, 영업이익은 23% 하락할 것이라는 투자업계의 분석이 지배적이다.
단순하게 숫자만 놓고 보면 두 회사 모두 "장사를 못 한" 상황이다. 들어온 돈(매출)이 많지만 남는 게(영업이익) 줄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속내를 살펴보면 상황이 달라진다.
먼저 항공업계는 지난해 상반기까지 코로나19로 인한 특수를 누렸다. 여객 수요가 폭감한 가운데 이를 만회하기 위한 ‘화물 수요’ 확보에 나섰던 것. 때마침 글로벌 물류대란이 이어졌고, 화물운임 단가가 몇 배씩 솟구치기도 했다.
화물 운송의 원가율이 여객 운송 대비 상대적으로 낮다는 점도 화물 운송 확대를 부추겼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여객기의 좌석을 뜯어내 화물을 탑재하는 등 마른 수건까지 짜내는 노력을 거듭했다.
그렇게 항공업계의 위기가 고조되는 순간에도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모두 창사 이래 최대 호황을 누리기도 했다.
사정이 달라진 건 올해부터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쇼크가 잦아들면서 운임이 다시 정상화 단계에 접어들었다. 항공사들은 다시 이를 만회하기 위해 여객 수요 확대에 나섰다.
항공업계에서는 이 때문에 올해 2분기 실적을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한다. C쇼크 이전인 2019년과 비교해 봐야 제대로 된 분석이 가능하다는 것. 2019년 당시 주요 항공사는 ‘코로나’라는 변수 대신 △출혈경쟁과 △환차손 등에 발목이 잡혔던 때다.
실제로 2019년 2분기 대한항공은 매출이 3조201억 원에 달했던 반면 영업손실(-1015억 원)을 내기도 했다. 같은 기간 아시아나항공 역시 매출 1조7454억 원을 기록하면서도 영업손실은 1241억 원에 달했다.
적자의 배경에는 △항공업계 출혈 경쟁 △화물운임 하락 △고환율에 따른 달러 결제 비용 상승 등 서려 있었다.
이를 고려하면 올해 2분기 실적이 지난해 대비 감소했다는 이유로 경영 악화를 단정할 수 없다. 오히려 비정상이었던 경영 환경이 정상화 단계로 접어드는 만큼, 이를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더 뚜렷하다.
안정적인 여객 수요가 확보되고 항공업계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감소하면 본격적인 중장기 경영전략 수립도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C쇼크를 잘 버텨낸 만큼, 재도약할 수 있는 발판이 올해 마련되는 셈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팬데믹과 함께 비정상적으로 치솟았던 항공운임이 올해 들어 정상화 단계에 접어들었다"라며 "상대적으로 향후 시장 전망에 불확실성이 사라진 만큼, 항공사별로 더욱 효율적인 경영 전략 수립이 가능해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