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이어 中 완다發 부동산 공포…증권사, ‘불똥 튈라’ 노심초사

입력 2023-07-20 16:10수정 2023-07-20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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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부동산 기업 연쇄부도로 ‘고위험채권’ 시장 활기 잃어
美 상업용부동산 뇌관 부상…해외부동산 펀드 도미노 위기
국내서도 부동산PF 연체 ↑…증권사 부실 임계치 다다라

▲그래픽=신미영 기자 win8226@

“아시아 정크본드의 주요 발행자였던 중국 부동산 기업의 연쇄부도로 고위험채권(하이일드) 시장은 활기를 잃었고, 중국의 부정적인 경기전망으로 문제는 더욱 악화했다.”(월스트리트저널)

국내 증권사들이 국내외 부동산 리스크에 몸살을 앓고 있다. 미국 부동산 침체, 홍콩 빌딩 투자 손실에 이어 중국 완다그룹이 채무불이행(디폴트) 위기에 직면하면서 해외 부동산 투자 리스크가 도마에 올랐다. 국내에선 새마을금고 사태 이후 잠잠했던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 우려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중국·홍콩 부동산 투자 복병으로

20일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완다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다롄완다상업관리집단은 오는 23일이 만기인 달러화 표시 채권 4억 달러(약 5000억 원) 가운데 최소 2억 달러(약 2500억 원)가 부족한 상태다. 만기 채권을 제때 상환하지 못하면 디폴트가 불가피하다.

다례완다상업관리집단은 부동산, 호텔, 테마파크, 쇼핑몰, 영화관 등을 경영하는 완다그룹 내 부동산 관리 부문이다. 완다그룹은 중국 부동산 경기 둔화 속에 역외 하이일드 채권 시장에서 살아남은 몇 안 되는 개발업체로 위기 전염을 막는 ‘방어벽’으로 평가받아 왔다. 완다그룹이 무너지는 건 중국 부동산 시장이 벼랑 끝에 몰려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출처=국제금융센터)

금융시장은 차이나 리스크를 주목하고 있다. 2021년 헝다그룹발 부동산 리스크를 경험한 탓이다. 헝다그룹은 2020년 중국 정부가 부동산 개발업체에 대한 대출을 규제하고 주택 구매자들이 시장에서 발을 빼면서 디폴트에 직면했고, 위기는 중국 부동산 전반으로 번졌다. 헝다그룹은 최근 홍콩거래소에 제출한 자료를 통해 2년간 손실액이 5800억 위안(약 102조 원)에 달한다고 보고했다. 메리츠증권은 올해 중국 부동산 투자가 0%의 증가세를 보일 것이란 연초 전망을 -5% 전후로 하향조정했다. 광저우 R&F 디벨로퍼도 법원에 파산 신청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블룸버그는 “중국 경제가 2분기에 성장 모멘텀을 잃었다는 징후들이 드러나고 있는 가운데, 부동산 부문의 침체가 심화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김윤경 국제금융센터 채권분석부장은 “완다그룹이 실제로 디폴트할 경우 외화채권시장에서 투자자들의 안전자산선호는 더욱 강화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해외 부동산 리스크 도미노 움직임

중국의 부동산 침체가 심화되면 대형 개별기업의 채무불이행뿐 아니라 부동산 버블 붕괴와 내수 부진, 크레딧 리스크로 전염될 수 있다. 게다가 중국 부동산 경기가 식으면 중국이 올해 목표로 제시한 성장률 5% 안팎 달성도 어려울 수 있다. 전 세계 경제에도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씨티그룹·JP모건은 중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5.5%에서 5%로, 모건스탠리는 기존 5.7%에서 5%로 하향 조정했다. 재닛 옐런 미 재무부 장관은 “중국의 경기 둔화가 세계 경제 전반에 부정적인 파급효과를 일으킬 위험이 있다”고 언급했다.

미국 상업용 부동산 리스크도 뇌관이다. 실리콘밸리은행(SVB), 퍼스트리퍼블릭 등의 파산으로 미국 은행권의 신용 불안이 이어지는 가운데 상업용 부동산이 금융권 부실화를 촉발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미국 상업용 부동산 시장의 우려 대부분은 오피스 부문에 집중돼 있다. 사무실 부문의 미국 전국 공실률은 17%에 달한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의 해외 부동산 투자는 미국(47%)에 집중돼 있다. 용도별로 살펴보면 오피스 부문이 글로벌 해외부동산 투자의 50%를 차지하고 있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국내 투자자의 해외 상업용 부동산 투자 중 미국이 40% 이상을 차지하고 있어 미국 상업용 부동산 시장 부실화 문제가 국내 투자기관에도 중요 이슈로 부각됐다”라고 분석했다.

▲중국 하이난성 단저우에 지난해 1월 6일 공사를 중단한 헝다그룹 건설 현장이 보인다. 단저우(중국)/로이터연합뉴스

해외 부동산 리스크 조짐은 이미 나타나기 시작했다. 미래에셋증권은 4년 전 홍콩의 랜드마크 오피스 빌딩에 투자한 2800억 원 규모의 펀드 자산 약 90%를 손실 처리하기로 했다. 이지스자산운용은 펀드 수익성의 추가 악화를 막기 위해 독일 오피스 건물을 매각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금융감독원의 지난해 1월 ‘증권사의 해외 대체투자 현황’ 자료에 따르면 증권사 22곳의 해외 대체투자 규모는 48조 원으로 이 중 부동산에 23조1000억 원이 투자돼 있다.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유행하기 시작한 2020년 당시 국내 자산운용사의 해외 부동산 펀드 규모는 51조4000억 원이었다. 평균 만기는 7.6년으로 올해부터 본격적인 만기가 도래한다. 올해 7조8000억 원, 내년 8조4000억 원, 2025년 이후 26조8000억 원이다. 이달 18일 기준 해외부동산 펀드(공·사모 합산) 설정 원본 규모 76조 원에 육박한다.

금감원은 “경기회복 지연시 펀드 수익성이 하락하고 엑시트(투자금 회수) 리스가 현실화될 가능성이 있으며, 특히 대출형 펀드는 중·후순위 비중이 커 신용위험 우려도 있다”라고 지적했다.

부동산PF 대출 잔액131조 돌파…증권사는 부실규모 임계치 도달

국내에선 새마을금고 사태 이후 잠잠했던 부동산 PF 대출의 불씨가 아직 살아있다. 금감원이 국민의힘 윤창현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3월 말 기준 금융권의 부동산 PF 대출잔액은 131조6000억 원으로 3개월 만에 1조3000억 원 늘었다.

문제는 부동산시장 침체로 수익성 및 자금 회수 문제가 생긴 부동산 PF 사업장이 늘면서 연체율과 고정이하여신비율 등 건전성 지표가 악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금융권의 부동산 PF 대출 연체율은 올해 3월 말 기준 2.01%로 지난해 12월 말의 1.19%보다 0.82%p 급증했다. 부동산 PF 대출 연체율은 2020년 말 0.55%, 2021년 말에는 0.37%에 불과했다.

업계 관계자는 “부동산 시장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금융권 전체의 부동산 PF 대출 잔액이 계속 늘고 연체율마저 2%를 넘었다”며 “언제든 기초체력이 약한 사업장에서 부실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는 것을 암시한다”고 설명했다.

▲일부 새마을금고 지점의 부실로 고객의 불안감이 커지는 가운데 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새문안로 교남동새마을금고 경희궁지점에서 직원들이 새마을금고 예금 및 금고 건전성 안내문을 붙이고 있다. 조현호 기자 hyunho@ (이투데이DB)

업권별로 보면 지난해 12월 말과 비교해 올해 3월 말 부동산 PF 대출 잔액이 가장 많이 늘어난 곳은 은행으로 2조2000억 원을 기록했다. 이어 증권도 8000억 원 증가했다. 반면, 보험과 저축은행은 각각 4000억 원, 여신전문금융사는 7000억 원 줄었다.

특히, 증권사 연체율은 심각하다. 3월 말 증권사의 부동산 PF 대출 연체율은 15.88%다. 2020년 말 3.37%, 2021년 말 3.71%에 비해 10%p 넘게 급등하면서 현재 부동산 PF 부실이 임계치에 도달했다. 저축은행과 여신전문금융사의 부동산 PF 연체율은 각각 4.07%, 4.20%로 지난해 12월 말보다 각각 2.02%p, 1.99%p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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