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먹는 것도 서러운데" 60대 80%가 은행 창구로…우대금리도 못받아

입력 2023-07-20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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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대 이상 10명 중 8명 대면가입
도약계좌·빚 탕감 등 청년에 집중
정부 정책금융정책도 소외감 느껴

(그래픽=신미영 기자 win8226@)

60대 이상 고령층 10명 중 8명은 예·적금 가입시 은행 창구를 직접 찾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대적으로 우대금리가 높은 비대면 가입은 극소수에 불과해 금리 혜택 사각지대에 놓인 셈이다. 최근 금융당국이 ‘청년적금’, ‘청년도약계좌’ 등 금융정책들이 청년층에만 집중되면서 고령층이 느끼는 소외감은 더욱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A 은행의 지난해 1~12월 예·적금 가입자 현황 결과 60대 이상 고객 77.5%가 대면을 통해 예·적금에 가입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모바일이나 온라인 뱅킹을 이용하는 비대면 가입 비율은 22.5%에 그쳤다. 대면 가입에 비해 비대면을 통해 예·적금을 가입하면 인건비 등을 절약할 수 있어 우대금리를 받을 수 있다. 대다수 고령층 고객들이 모바일 뱅킹을 이용할 때 받는 우대금리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50대의 경우 대면과 비대면 예· 적금 가입비율은 각각 41.3%, 58.7%를 기록했다. 30대와 40대의 비율은 각각 80.4%, 76.6%에 달했다. 젊은 층이 집중적으로 우대금리를 챙겼다는 얘기다.

그동안 이같은 문제는 끊임없이 지적됐다. 실제 금융감독원이 ‘5대 시중 은행 연도별 적금 대면·비대면 가입 비율’을 조사한 결과 2020년 우대금리 혜택을 받은 60세 이상 가입자는 19.4%에 머물렀다. 반면 20~30대 이용자 10명 중 7명(77.4%)은 혜택을 받았다.

특히 정부의 금융 지원정책이 청년층을 우선으로 하고 있는 점도 고령층이 소외감을 느끼는 대목이다. 가장 대표적인 상품이 지난달 출시한 청년도약계좌다. 만 19~34세 청년을 대상으로 5년간 매월 70만 원씩 적금하면 최대 5000만 원을 모을 수 있다. 누적 가입 신청자가 약 100만 명을 돌파했다.

지난해 출시한 청년희망적금도 만 19세 이상 만 34세 이하가 대상이다. 2년 만기 적금으로, 기본 연이율은 5%이며 은행에 따라 우대이율 적용 시 최대 6%다. 세제 혜택까지 포함해 환산하면 연 10%에 달한다

정책금융 뿐만아니라 청년을 위한 빚 탕감 정책까지 나오면서 고령층과의 역차별 논란이 커졌다. 금융당국은 지난해 9월 단기 연체가 있는 청년을 대상으로 이자를 최대 50%까지 낮춰주는 ‘신속채무조정’을 실시했다. 이 제도로 5000명에 가까운 청년들이 혜택을 받았다.

이들의 전체 체무액은 1783억 원, 1인당 채무는 평균 4790만 원이었다. 30일 이하 단기 연체나 연체 우려가 있는 청년들을 대상으로 기존에 받은 대출 이자율의 최대 50%를 낮춰주는 프로그램이다.

업계 관계자는 “온라인 플랫폼을 활용한 비대면 수신상품가입이 확산되고 있다”면서 “창구로 직접 찾아오는 고령층의 경우 다양한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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