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시생 학부모 “수능 얼마 안 남았는데…”
대형 입시학원을 대상으로 시작된 세무조사가 유명 ‘일타 강사’까지 확대되면서 사교육 업계가 바짝 긴장하는 모양새다. ‘킬러 문항’에 대한 단속부터 사교육 업계 세무조사까지 겹쳐 입시현장이 역대급 혼란에 빠졌다. 당장 입시가 얼마 남지 않은 수험생들의 불안이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30일 사교육 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세청이 메가스터디, 시대인재, 종로학원, 유웨이 등 대형 입시학원을 대상으로 비정기(특별) 세무조사에 나선 데 이어 메가스터디 소속 유명 수학 강사인 현우진 씨를 포함한 국어와 과학탐구 과목 등 일타 강사까지 세무조사 대상을 확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에 세무조사에 나선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은 기업이 정기적으로 받는 세무조사가 아니라 특정한 혐의점을 포착한 뒤 투입되는 특별 세무조사를 담당한다. 주로 규모가 큰 탈세 사건을 맡다 보니 ‘국세청의 중수부’로 불린다.
‘수학의 신’ 혹은 ‘교육계의 BTS’라고 불리는 현우진 강사는 2017년 “한 해 낸 소득세가 120억 원”이라고 말한 바 있다. 현 강사는 앞서 윤 대통령이 ‘킬러 문항 배제’ 지시를 내리자 본인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애들만 불쌍하지”, “정확한 가이드를 주시길”이라는 내용의 글을 올리기도 했다.
세무조사 대상에는 대표가 수능 출제 위원 경력을 내세워 문제집을 판매했다고 알려진 상상국어평가연구소도 포함됐다. 이번 조사가 윤석열 대통령이 대학수학능력시험(이하 수능) 출제 위원들과 사교육 업체 간 유착을 비판하며 대책을 촉구한 가운데 이뤄진 만큼, ‘사교육 카르텔’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보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는 부분이다.
교육부는 ‘사교육 카르텔’을 잡기 위해 22일 ‘사교육 카르텔·부조리 신고센터’를 개설하고 관련 신고를 다음달 6일까지 받는다. 이날 교육부는 22일 오후 2시부터 29일 오후 6시까지 총 165건의 신고가 접수됐다고 밝혔다.
신고 유형별로 △사교육 업체와 수능출제 체제 간 유착 의심 신고 29건 △끼워팔기식 교재 등 구매 강요 19건 △교습비 등 초과 징수 신고 16건 △허위·과장광고 31건 △기타 96건이다. 이 중 대형 입시학원 관련 신고는 36건인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의 갑작스러운 ‘킬러 문항’ 배제 지시에 이어 입시 대형학원 및 강사를 향한 세무조사에 당장 입시를 앞둔 수험생들은 불안을 호소하고 있다.
자녀가 재수생이라는 한 학부모는 “이제 7월이다. 수능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 이렇게 짧은 시간에 많은 변화가 일어나는 건 처음 봤다”며 “이번에 수능을 치르는 아이들이 불쌍하다”고 전했다.
9월에는 대입 수시모집이 본격적으로 시작됨에 따라 통상적으로 7~8월에는 입시학원에서 수시 모집 설명회나 컨설팅이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세무조사가 오래 지속된다면 입시 현장 혼란이 더 가중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