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EU 이어 한국도 기업결합 승인
공정거래위원회가 미국 대형 IT업체인 마이크로소프트(MS)와 콜오브듀티 등의 게임으로 유명한 미국 게임 개발사인 액티비전블리자드(이하 블리자드) 간 기업결합을 승인했다.
공정위는 양사 간 기업결합을 심사한 결과 국내 시장에선 봉쇄 등의 경쟁 제한 우려가 적다고 판단해 이 같이 결정했다고 30일 밝혔다.
MS는 2022년 1월 18일 블리자드의 주식 전부를 약 90조 원(687억 달러)에 취득하는 계약을 체결하고 같은해 4월 4일 공정위에 기업결합을 신고했다.
국내기업이 아닌 외국기업이라 하더라도 국내 매출액이 300억 원 이상이면 기업결합 신고대상이다.
이번 기업결합은 전 세계적으로 콘솔(Xbox) 및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를 제공하는 MS가 콜오브듀티, 디아블로 등의 인기 게임을 보유한 게임개발사 블리자드를 인수하는 사안으로 일본과 미국 등 전 세계의 경쟁당국의 주요 심사건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MS가 막대한 금액을 들여 블리자드를 인수하려는 것은 관련 시장에서 독주체제를 더욱 강화하려는 의도가 있다.
공정위는 양사 기업결합 후 MS가 블리자드의 인기게임을 자사 게임서비스에만 배타적으로 공급해 국내 콘솔 및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 시장에서 경쟁을 제한할 우려가 있는지를 중점적으로 심사했다.
국내 콘솔게임 시장에서는 소니(플레이스테이션), MS(Xbox), 닌텐도(스위치)가, 국내 클라우드게임 시장에서는 MS(Xbox cloud gaming), 엔비디아(GeForceNow)가 각축을 벌이고 있다.
심사 결과 공정위는 기업결합 후 MS가 블리자드 주요 게임을 자사에만 배타적으로 공급하는 봉쇄가 발생할 가능성이 낮아 경쟁사업자가 시장에서 배제될 우려가 적다고 판단했다.
구체적으로 MS와 블리자드가 개발ㆍ배급하는 게임들의 합산 점유율이 작고, 국내에서는 해외와 달리 블리자드 주요 게임의 인기도가 높지 않다는 게 이유다. 콜오브듀티의 경우 2021년 기준 전 세계 게임 점유율이 6~8%인데 반해 한국에선 0~2%에 불과하다. 디이블로는 전세계 0~2%, 한국 0~2% 정도다.
또한 설령 봉쇄가 발생하더라도 블리자드 게임의 인기도가 높지 않아 경쟁사의 소비자를 자사 서비스 가입자로 전환하는 효과가 미미하고, 경쟁사가 상당한 정도의 점유율을 보유하고 있어 경쟁에서 배제될 우려가 없다고 판단했다.
국내 콘솔게임에서 소니가 70~80%, 국내 클라우드게임에선 엔비디아가 30~40%의 점유율을 차지 하고 있다.
공정위는 "경쟁사가 대체 거래할 수 있는 다수 인기 게임 개발사가 존재해 경쟁 게임 서비스사를 배제할 정도의 봉쇄능력이 없다고 봤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다만 이번 건은 국가별로 게임 시장의 경쟁상황이 상이하고, 각국 경쟁당국은 자국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중심으로 심사를 진행해 경쟁당국 별로 서로 다른 판단이 도출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일본의 경우 자국 콘솔 게임 사업자인 소니의 우려 제기에도 조건없는 인수 승인을, 유럽연합(EU)는 경쟁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에 블리자드 게임을 공급하는 조건으로 인수 승인을 했다.
반면 영국은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 시장의 경쟁제한을 우려해 승인을 불허했다. 미국의 경우 자국 경쟁당국인 연방거래위원회(FTC)가 콘솔 게임, 클라우드 게임 시장에 경쟁제한 우려가 있다고 판단해 작년 12월 연방항소법원에 소를 제기한 상태다. 올해 8월 최종 심리 결과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