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리호 3차] 우주로 위성 배송...韓 뉴 스페이스 시대 포문

입력 2023-05-25 2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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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 실용 위성 발사 성공 및 최초 민간 기업 참여 발사 성공
누리호 첫 손님 실용위성 20초 간격 순차적으로 사출…로켓배송 시대 열어
이종호 “차세대 발사체 개발해 국제 경쟁력 확보…뉴스페이스 기반 마련”

▲국내 처음으로 실용 위성을 탑재한 누리호(KSLV-Ⅱ)가 25일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에서 우주로 향하고 있다. (사진제공=한국항공우주연구원)

순수 국내 기술로 만든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 발사가 성공했다. 25일 오후 6시24분 나로우주센터 발사대에서 힘차게 솟아오른 누리호는 초속 7.6km로 목표 고도인 550km에 도달해 실용 인공위성 8기를 순차적으로 사출시키는 임무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우주 발사체 설계·제작·발사부터 위성 배달까지 한국의 독자적인 기술력으로 성공시키면서 우주 독립을 선언한데 이어 민간 기업이 우주 개발에 첫발을 내디면서 뉴스페이스 시대의 포문을 열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이날 오후 7시50분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에서 열린 누리호 발사 결과 브리핑에서 “국내 우주 수송 능력을 확보하기 위해 독자 개발한 누리호 3차 발사가 국민들의 관심과 성원 속에 성공적으로 완료됐다” 밝혔다.

이 장관은 “지난해 누리호 2차 발사 성공에 이어 오늘 3차 발사까지 누리호의 비행 성능을 확인하며 신뢰성을 확보함과 동시에 발사 서비스는 물론 다양한 위성 운영과 우주 탐사까지 우리의 가능성을 다시 한 번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발사체 본연의 역할인 위성 발사를 충실하게 수행해 관련 기술과 운용 능력이 진일보했고 체계종합기업 한화에어로스페이스도 최초로 발사 운영에 참여하여 역할을 완수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이번 3차 발사의 성공을 기점으로 민간 주도 우주개발의 뉴스페이스 시대를 연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2022년부터 오는 2027년까지 6873억원을 투입해 한국형 발사체 고도화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향후 3차례 추가적인 반복 발사를 통해 신뢰성을 높이고 한국형 발사체 개발 기술의 민간 이전을 통해 체계종합기업을 발굴하고 육성하겠다는 방침이다.

과기정통부는 누리호 개발의 경험과 기술을 토대로 차세대 발사체 개발도 추진한다. 이 장관은 “누리호보다 성능이 향상된 차세대 발사체 개발을 추진해 국제적인 경쟁력을 확보하는 한편 기업과 연구기관들이 다양한 시도와 비즈니스 모델을 펼쳐 나갈 수 있는 뉴 스페이스 시대에 기반을 마련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국내 처음으로 실용 위성을 탑재한 누리호(KSLV-Ⅱ)가 25일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에서 우주로 향하고 있다. (사진제공=한국항공우주연구원)

이날 누리호는 예정된 발사 시각에 맞춰 순조롭게 점검을 마치고 1138초(18분58초)간 우주 비행을 완료했다. 200톤 무게의 육중한 누리호는 거센 굉음과 불꽃과 내뿜으며 힘차게 날아올랐다. 누리호는 이륙 직후 123초 만에 고도 66km에 도달하며 1단 분리에 성공했다. 이어 2,3단 로켓으로 운영을 시작한 누리호는 230초에 고도 209km에서 위성을 보호하는 페어링을 분리했다. 페어링은 누리호 꼭대기에 실린 위성을 보호하는 덮개다.

발사 267초가 지나자 고도 263km에 도달한 누리호는 2단 분리까지 성공적으로 완료했다. 이어 목표 궤도인 550km에 도달한 누리호는 발사 783초에 주 탑재 위성인 차세대소형위성2호를 분리했다. 이어서 20초 간격으로 부탑재 위성 져스텍 큐브위성, 루미르 큐브위성, 카이로스페이스 큐브위성, 도요샛 1호~4호를 순차적으로 분리하는데 성공했다. 단, 도요샛 4기 중 1기의 경우 사출 여부 확인을 위해 약간이 시간이 더 필요한 상황이다. 그럼에도 누리호가 핵심 임무를 완료했기 때문에 이번 3차 발사는 성공했다는 것이 정부의 입장이다.

고정환 항우연 한국형발사체고도화사업단장은 “누리호가 목표 궤도에 잘 진입해서 차세대소형위성2호를 안전하게 분리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며 저희의 메인 미션”이라며 “일단 목표 궤도에 누리호가 정확하게 들어갔고 차세대소형위성2호가 안전하게 분리했다는 점에서 성공했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위성모사체와 성능검증위성을 탑재한 1,2차 발사와 달리 이번 3차 발사는 국내 대학과 연구기관, 기업체가 제작한 실용급 위성이 탑재됐다. 실용급 위성을 최초로 탑재해 우주 궤도에 투입하는 임무를 수행한다는 점에서 이번 발사는 우주 강국으로 가는 이정표를 세웠다는 평가가 나온다.

누리호를 타고 우주공간에서 하차한 위성들은 우주 공간을 떠돌며 각각 임무를 수행하게 된다. 카이스트(KAIST) 인공위성연구소에 개발한 주 탑재 위성인 차세대소형위성은 영상레이다(SAR)를 탑재한 위성으로 2년간 근 지구궤도 우주방사선 관측 등의 임무를 맡는다. 부 탑재 위성인 큐브위성은 한국천문연구원의 도요샛 4기와 민간기업 져스텍, 루미르, 카이로스페이스 위성 3기 등으로 우주쓰레기 경감 기술 실증, 근지구 우주공간 플라즈마 미세구조 변화 관측 등의 임무를 수행한다.

발사하기까지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누리호는 당초 전날인 24일 오후 6시 24분 발사 예정이었지만 점검 과정에서 발사 제어 컴퓨터와 발사대 제어 컴퓨터 간 통신 이상 문제를 발견해 발사를 2시간여 앞두고 취소됐다.

항우연은 문제 발생 직후 원인 규명에 즉시 착수했으며 25일 오전 5시까지 14시간의 밤샘 작업 끝에 점검을 마쳤다. 연구진들은 점검 결과 발사대의 헬륨 저장 탱크와 지상 장비 시스템을 제어하는 장치에서 명령어가 순차적으로 전달되지 않은 것을 확인하고 로직을 변경한 후 6차례의 반복 시험을 거쳐 프로그램을 수정하는 작업을 진행했다.

고 단장은 “어제 발사 준비 과정에서 문제가 생겨서 어제, 오늘 심적으로 긴장을 많이 하고 가슴 아프게 남아있다”면서도 “한편으로는 개발한 누리호가 성능 면에서 안정적으로 꾸준하게 자기 능력을 보여줄 수 있다는게 무엇보다 자랑스럽고 고마운 일이며 결과가 괜찮아서 행복하다”고 소회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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