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토 인사이드] 토요타, 캠리 내수판매 중단…日도 중형차 침체

입력 2023-05-25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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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토요타가 중형 세단 캠리의 자국내 판매 중단을 결정했다. 일본에서 경차와 박스카 형태의 소형차가 인기를 누리는 사이, 중형 세단은 설 자리를 잃었다. (출처=토요타뉴스룸)

국내 중형차 판매가 올해 1분기 32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던 것처럼 중형 세단의 몰락은 일본도 마찬가지다. 기본적으로 경차, 나아가 박스(Box)카 형태의 소형 미니밴이 인기를 끌다 보니 중형 세단은 설 자리를 잃었다.

지난 3월, 일본 요미우리신문은 ‘토요타, 캠리(Camry) 내수판매 중단’을 보도했다. 글로벌 자동차 시장의 트렌드가 빠르게 전기차와 SUV로 이동하는 만큼, 일본에서도 내연기관 중형 세단의 판매가 급감했기 때문이다.

일본자동차판매협회연합회에 따르면 2021년 기준 캠리의 일본 판매는 고작 8933대에 머물렀다. 일본에서 연간 450만 대의 신차가 팔리는 것을 생각하면 극심한 부진이다.

같은 기간 토요타의 소형 해치백 ‘야리스’는 무려 19만1000대나 팔렸다. 1대당 판매 마진은 캠리가 높았으나 야리스 판매의 5% 수준에 머물면서 캠리는 꾸준히 ‘존재의 당위성’을 위협받았다.

캠리의 일본 판매중단은 여러 의미를 지닌다. 1979년 셀리카 캠리로 첫선을 보인 이후 10세대를 지켜오면서 ‘토요타=캠리’라는 등식을 완성한 주인공이기 때문이다. 토요타 미국시장 성공의 자양분이기도 했다.

토요타 캠리의 자국판매 중단과 관련해 글로벌 자동차 업계에서는 다양한 시각을 내놓고 있다. 먼저 자국에서 팔리지 않는 차, 나아가 팔리지 않는 등급은 ‘지속 가능성이 작다’는 게 중론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캠리 부활’에 대한 관측도 나온다. 40년 넘는 역사를 지켜온, 토요타에게 상징적인 모델인 만큼 향후 ‘캠리’라는 이름의 또 다른 모델이 등장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SUV 또는 크로스오버형 친환경차를 개발하고 이 차에 ‘캠리’라는 이름을 부여할 수 있다는 뜻이다.

무엇보다 특정 차종(캠리)의 판매 중단보다 특정 세그먼트(중형 세단)의 판매 중단을 더 크게 봐야 한다고 업계는 분석한다.

1990년대, 미국 빅3 가운데 하나였던 포드는 그냥 놔둬도 불티나게 팔렸던 준대형 세단 ‘토러스(Taurus)’의 성공에 심취했다. 그리고선 자사의 엘리트급 연구개발진을 모조리 SUV 연구개발에 투입했다.

결국, 토요타와 혼다·닛산이 이 빈틈을 노렸다. 이들은 혀를 내두를 만한 품질을 앞세워 미국 중형 세단 시장을 장악하기 시작했고,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포드가 뒤늦게 토러스 후속모델 개발에 천문학적 예산을 투자했지만 때는 너무 늦어버렸다. 미국차가 일본차에게 안방을 내주기 시작한 것도 이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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