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상 최악 폭염 확률 98%
화석연료 사용 지속·엘니뇨 발생도 악재
17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WMO는 이날 발표한 연례 보고서에서 2023년에서 2027년 사이 최소 한 해라도 지구 기온 상승 폭이 산업화 이전 대비 1.5도를 넘어설 확률이 66%에 달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전망은 50%였다. 속도도 무섭다. 2015년만 해도 WMO는 1.5도를 돌파할 확률을 제로(0)로 내다봤다. 불과 8년 만에 극적 반전이 벌어진 셈이다.
과거 맛보지 못했던 무더위를 경험할 가능성은 거의 100%에 가까워졌다. 보고서는 향후 5년간 역사상 최악의 폭염이 지구를 덮칠 확률이 98%라고 제시했다. 관측 사상 지구가 가장 더웠던 해는 2016년인데, 앞으로 5년 내 이 기록이 깨질 것으로 내다본 것이다.
지구 기온은 화석연료 사용을 제어하지 못하는 인류사회의 안일함과 기상이변이 결합하면서 폭주할 것으로 관측됐다. 온실가스 배출 주범인 화석연료 사용을 억제해야 한다는 숱한 경고에도, 국제사회는 ‘악마에게 영혼을 파는 거래’를 끊지 못하고 있다. 지구 기온은 이미 1.2도 상승해 ‘마의 구간’에 바짝 다가선 상태다.
기후 현상도 인류 편이 아니다. 전문가들은 올해 ‘슈퍼 엘니뇨’가 발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엘니뇨는 동태평양의 해수면 온도가 비정상적으로 높아지는 현상으로, 역사상 지구 기온이 가장 높았던 2016년에도 강력한 엘니뇨의 영향을 받았다. WMO는 최근 3년 넘게 지속된 ‘라니냐(동태평양 해수면 온도가 비정상적으로 낮아짐)’ 현상이 끝나고 엘니뇨가 도래하면서 지구 온난화를 부채질해 기록적 고온이 발생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WMO는 지구 기온 상승 폭이 1.5도 넘는 일이 영구적으로 벌어질 가능성에는 일단 선을 그었다. 향후 5년 내 경험은 ‘맛보기’가 될 수 있다는 의미다. 과학자들은 기후재앙을 막을 기회가 점점 줄어들고 있지만, 아직은 시간이 있다고 강조했다. 청정에너지로의 전환에 속도를 내고, 기후변화에 취약한 집단을 구제하기 위한 대응 조치를 마련할 것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