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청, 5~7월 기온 평년보다 높을 확률 40%
기후변화·엘니뇨 등으로 올여름 폭염 등 극한기상 가능성 있어
세계기상기구(WMO), 엘니뇨로 인한 폭염·가뭄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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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요금 추가 인상이 발표되면서 올여름 ‘냉방비 폭탄’을 터트릴 뇌관으로 날씨가 거론되기 시작했다. 엘니뇨 현상 등으로 장기간 폭염이 이어질 경우 에어컨 가동 시간이 늘어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15일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에서 전기요금은 kWh(킬로와트시)당 8원, 도시가스 요금은 MJ(메가줄)당 1.04원 오른다고 발표했다. 전기요금과 도시가스 요금이 각각 5.3%씩 인상됐다.
기상청 자료를 종합하면 올여름은 평년보다 기온이 높으면서 폭염이 장기간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기후변화를 비롯해 4년 만의 엘니뇨 등 복합적 요인이 작용하면서다. 기상청이 지난달 24일 발표한 ‘2023년 3개월 날씨 전망’에 따르면, 6~7월 기온이 평년보다 높거나 같을 확률은 40%, 낮을 확률은 20%인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엘니뇨’다. 기상청은 1일 엘니뇨가 당초 예상보다 한 달 빠른 5~7월 발생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엘니뇨는 적도 인근 중·동부 태평양의 표층 수온이 평년보다 높아지는 현상인데, 대기 순환에 영향을 끼쳐 전 지구적으로 가뭄이나 홍수 등 극단적 기상현상을 야기한다. 통상 한반도에는 폭우가 동반된다.
엘니뇨 영향이 더해지면서 올여름은 폭염과 폭우가 동시에 찾아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비가 내리면 일반적으로 기온은 하강해야 하는데, 엘니뇨로 인한 많은 강수가 예상됨에도 한편으론 평년보다 높은 여름철 기온이 전망됐기 때문이다. 즉 단시간에 막대한 양의 비가 몰아서 쏟아지고, 그를 제외한 기간 동안엔 폭염이 장시간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인 것이다. 습도와 온도가 모두 높아 후텁지근한 '찜통더위'가 길어질 수 있다는 의미다.
세계기상기구(WMO)는 앞서 3일 보고서에서 엘니뇨 현상으로 올해 하반기 지구 곳곳에 폭염과 홍수, 가뭄이 예상된다고 경고했다. 유럽, 아시아 등 세계 각지에서 이미 전례 없는 수준의 고온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스페인 남부 지역은 4월 온도가 이미 40도에 육박하면서 40년 만의 최고 더위를 기록했다. 베트남도 이달 초 기온이 44.1도까지 올라 사상 최고기온 기록을 갈아치웠다. 극한기상 현상과 이상기후는 이미 세계적 추세가 된 지 오래다.
한국도 이를 피해갈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올여름 극한 기상현상이 더욱 잦아질 경우 막대한 인적·재산적 피해가 생길 수 있다. 올해는 전기료 인상분까지 더해져 국민 부담이 가중될 우려가 있다. 당장 16일부터 적용되는 전기요금 인상분은 다가오는 여름철 날씨 요인에 따라 그 체감 정도가 크게 달라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