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2월부터 한바이오 캐나다 주식시장 상장 추진
“한국은 재무제표상에 보이는 가치를 기준으로 상장을 평가하지만, 선진국은 사업 모델의 가능성, 미래, 꿈을 보고 상장 가치를 매깁니다. 가능성이 있다면 미국과 같은 선진국 시장에서 상장하는 것이 좋은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최근 본지와 만난 자명 블루애플자산운용사 대표 겸 투자총책임자(CIO)는 해외 주식시장으로 바로 상장하는 것이 회사의 미래를 볼 때 더 좋은 결과를 얻을 수도 있다는 견해를 밝혔다.
블루애플자산운용은 글로벌 기업공개(IPO) 컨설팅과 자산 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투자·컨설팅 회사로 캐나다 밴쿠버에 위치하고 있다. 국내 바이오기업 현지 상장에 관심을 두고 있고, 첫 발을 내디뎠다.
이와 관련 자명 대표는 “국내 바이오기업이 자금 조달을 위해 주식시장 상장으로 성장의 발판을 마련하려고 하지만, 성공률이 낮아 지속 경영도 힘들다”면서 “바이오산업 특성상 주주나 창업자가 계속 자금을 수혈해야 유지된다. 작은 규모의 한국 시장에서 눈을 돌려 해외 시장에 도전해보는 것도 좋다”고 조언했다.
블루애플자산운용은 올해 2월부터 국내 바이오기업인 한바이오의 캐나다 주식시장(TSXV) 상장을 추진 중이다. 한바이오는 세포전문 바이오기업으로 자연살해(NK) 면역세포, 줄기세포, 모유두 세포를 이용한 치료제 개발을 하고 있다. 독자 기술로 개발한 후보물질을 이용해 화장품, 헤어케어 제품과 기능성 음료 등으로 소비자에게 직접 다가갈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으며 일부는 유통 중이다. 연구개발을 위한 제약전문 연구소, 제품생산을 위한 우수의약품제조관리기준(GMP) 생산시설, 마케팅 조직도 갖췄다.
자명 대표는 “다수의 바이오회사들이 신약개발, 기술이전 등의 성과가 나올 때까지 매출이 없다. 한바이오는 창업한 후 얼마 되지 않아 자체후보물질을 생산라인과 연계해 매출도 기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바이오에 대해서는 탈모치료제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고 했다. 그는 “모발의 성장을 담당하는 씨앗인 모유두세포를 채취, 대량 배양한 후 이식하는 치료방식이 전 세계 여러 지역에서 가능할 것으로 판단한다. 미래 먹거리로 좋은 아이템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해외 금융시장으로 눈을 돌려야 한다고 말한 것에 대해서는 한국 금융 시장의 한계점을 지적했다. 자명 대표는 “국내총생산(GDP) 5000달러 시절이나 지금이나 크게 발전이 없다. 한국이 유일하게 성장하지 않은 분야가 금융”이라며 “제도에 의해 기업을 평가해 상장을 주도하다보니, 20년 전과 전혀 달라지지 않았다. 소위 선진국이라는 타이틀을 얻었음에도 금융만 제자리걸음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최근 캐나다 주식 시장에 대한 기업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는 것이 자명 대표의 설명이다. 그는 “주주와 경영진을 동시에 보호해주는 시스템을 갖춘 캐나다로 많이 몰리고 있다. 캐나다 주식시장에서 몸집을 불려서 나스닥 상장을 노리는 전략 기지로 활용되고 있다. 스위스, 이스라엘 등 금융 경험이 많은 국가의 기업들은 캐나다를 교두보로 보고 도전 중이다. 국내 기업들도 도전해볼 만하다”고 제언했다.
특히 해외 주식시장 상장을 위한 가장 중요한 요소로 그는 ‘경영진의 사고방식’을 꼽았다. 자명 대표는 “세계로 나가겠다는 마인드가 필요하다. 언어도, 문화도 다른 금융환경에서 선진국에 도전한다는 부담감은 당연하다. 가능성을 더 중시하기 때문에 상장이 오히려 더 쉬울 수도 있다. 제도나 시스템이 다른 부분은 컨설팅 전문업체 등과 협업하면 풀어나갈 수 있다. 기업 활동의 자율성이 강조되는 해외 시장으로 눈을 돌려보는 것도 좋은 선택지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