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늦게 LFP 개발 나섰는데…中 더 값싼 ‘나트륨 배터리’ 양산

입력 2023-05-13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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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CATL, 나트륨이온 배터리 출시
리튬 이온을 나트륨이온으로 대체 中
나트륨은 리튬 가격의 80분의 1 수준
에너지밀도 낮고 무겁다는 단점 존재

▲중국 CATL의 나트륨이온 배터리. (출처=CATL 홈페이지)

전기차 가격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저렴한 배터리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는 가운데 값싼 소듐(나트륨)을 원료로 한 ‘나트륨이온 배터리’가 떠오르고 있다. LFP(리튬·인산·철) 배터리로 이미 저가형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중국은 나트륨이온 배터리로 입지 굳히기에 나설 전망이다.

13일 <일렉트리브>를 비롯한 주요 외신에 따르면 최근 중국 자동차 업체 체리(CHERY)는 중국 배터리 업체 CATL의 나트륨이온 배터리를 처음으로 자사 모델에 장착했다. CATL 나트륨이온 배터리의 에너지 밀도는 1㎏당 160와트시(Wh) 수준. 15분 충전으로 배터리를 80%까지 채울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중국 CATL을 비롯해 하이나 배터리 등 중국 업체들이 잇따라 나트륨이온 배터리 출시를 예고하고 있다. 기존 리튬이온 배터리는 리튬이온이 양극과 음극 사이를 이동하는 화학적 반응을 통해 전기를 만든다. 나트륨이온 배터리는 리튬이온을 나트륨이온으로 대체한 배터리다.

가장 큰 장점은 가격이다. 나트륨을 주원료로 쓰는데 이는 지구에 여섯 번째로 많은 원소다. 매장량이 리튬의 440배에 달하는 한편, 가격은 80분의 1 수준이다. 나트륨은 리튬보다 채굴과 정제도 쉽다.

나트륨이온 배터리가 상용화된다면 중국 업체들이 저가형 배터리 시장에서 확고한 우위를 점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완성차 업체들이 전기차 공급 확대를 위한 가격 경쟁에 들어가면서 저렴한 배터리에 대한 수요는 갈수록 커지고 있다. 중국은 LFP 배터리의 가성비를 앞세워 글로벌 점유율을 넓히는 모습이다.

최근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등 국내 배터리 업체들도 LFP 배터리 개발에 뛰어들었다. 기존 국내 업체들은 NCM(니켈·코발트·망간) 등 삼원계 배터리에 주력해왔는데, 가성비를 중심으로 전기차 시장의 판도가 바뀌자 뒤늦게 부랴부랴 LFP 배터리 개발에 들어간 것. 그러나 중국은 LFP 배터리보다 저렴한 나트륨이온 배터리를 들고나오며 다시 한번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기 시작했다.

다만 나트륨이온 배터리의 한계도 존재한다. 에너지 밀도가 낮아 주행거리가 짧고 무게도 무겁다. 이런 한계 때문에 1970년대 리튬이온 배터리와 함께 개발됐으나 상용화되지 못했다.

관건은 중국 업체들이 나트륨이온 배터리의 성능을 어디까지 발전시킬 수 있는가에 달려있다.

CATL은 나트륨이온 배터리의 에너지 밀도를 현재 리튬 배터리의 40% 수준에서 70%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만약 에너지 밀도가 획기적으로 향상되면 나트륨이온 배터리의 용처도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박철완 서정대 스마트자동차학과 교수는 “나트륨이온 배터리는 소형차나 퍼스널 모빌리티(개인 이동수단)에 등 주행거리가 비교적 짧은 모빌리티에 들어가는 보완재 역할을 할 수 있다”며 “만약 에너지 밀도 등의 단점이 개선되면 촘촘하게 시장을 장악해가며 국내 배터리 업계를 위협하는 존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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