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외환보유고 통화별 보유 비중 다변화 요구돼
중국의 위안화가 향후 아시아의 중심 통화로 부상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이 나왔다. 특히, 아시아의 대중국 교역이 급증세를 보이고 있어 위안화는 달러를 대신해 아시아 지역내 중심 통화로 자리매김할 여지가 크다는 분석이다.
삼성경제연구소는 5일 '중국 위안화의 기축통화 가능성'이라는 분석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삼성경연은 위안화가 국제 금융시장에서 기축통화로 자리잡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장기적으로 위안화를 기축통화로 만들고자 실현 가능한 도정(道程)을 밟아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구체적으로는 위안화의 자유태환과 국제화→아시아 지역 중심통화→기축통화 순으로 전략을 추진, 아시아에서 1차적으로 대만 및 홍콩 등 중화 경제권과의 교역시 위안화 사용을 확대하고 이후 동남아 전역으로 늘려갈 것이라고 관측했다.
참고로 지난해 중국의 대아시아 교역 규모는 1조125억달러로 미국의 5539억달러의 거의 2배에 육박하고 있다. 지난 2000년 중국의 대아시아 교역은 2407억달러, 미국은 3044억달러를 각각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경연은 한국 및 일본과의 교역에서도 위안화 결제 확대를 추구할 것으로 예상했는데 만약 중국과 아시아가 상호 협력해 위안화를 결제통화로 사용한다면 아시아 국가들도 달러화 보유의 필요성이 줄어들어 이득이라고 판단했다.
이에 박번순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동아시아에서는 위안화 블록이 엔화 및 달러화 블록에 비해 후생증대효과
가 크다"며 "동아시아 각국이 중국과 '통화동맹(currency union)'을 창설하면 일본과 통화동맹을 맺을때 보다 후생이 더 크게 증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말했다.
또한 삼성경연은 중국이 위안화의 아시아 통화화를 전제로 위안화의 해외 확산을 위해 두가지 방법을 사용할 것으로 예상했다.
먼저 위안화 결제는 교역규모가 많고 경제적 통합이 심화된 홍콩과 대만을 중심으로 추진한 이후 동아시아 전체로 확대한 뒤 동아시아 지역을 대상으로 공적개발원조(ODA)에서 위안화 차관을 확대하며 통화스와프를 확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삼성경연은 또 동아시아 지역에서 향후 통화 금융질서의 주도권을 놓고 치열한 경쟁이 전개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미국은 당장 기축통화인 달러의 주도권을 고수하려 할 것이고 일본도 엔화의 국제화에 실패했지만 위안화 블록을 원하지 않을 것으로 판단되기 때문이다.
중국은 동아시아와의 경제외교 협력을 강화할 것이고 미 주도의 금융 체제에 지속적으로 도전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삼성경연은 따라서 아시아 지역내 무역 및 금융거래에서 위안화의 거래가 증가할 전망이므로 현재 원ㆍ달러 거래 중심인 외환시장을 다변화하기 위한 기반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다시 말해, 국제통화 질서가 달러화 및 유로화의 이원적 구조에 위안화가 가세하는 형국이므로 외환보유고에서 통화별 보유 비중을 적정화할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박 연구위원은 "삼성경연은 대중국 사업을 하는 한국기업들도 위안화의 국제화에 유연하게 대응하면서 위안화 거래 비중을 높여나가야 할 것"이라며 "특히, 중국 현지법인이 제3국 수출보다 중국 내수 판매를 중심으로 하는 경우 위안화 비중을 확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