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개 펴나 했더니”…고유가에 바짝 긴장
“소비심리 회복 등 수요 반등 급선무”
“경기 침체에 따른 항공화물 수요 감소로 항공기 운항 자체가 줄어들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지난 3년간 물동량 증가 등 반사이익을 얻었는데 화물 특수가 끝나면서 영업이익 축소가 불가피하다.”
글로벌 불황으로 인한 ‘화물 경기침체’(Freight Recession)가 전 세계로 번지면서 매출원가 중 연료비 비중이 큰 항공·해운업계에 짙은 먹구름이 드리웠다. 코로나19 특수를 누리면서 역대급 실적을 기록했지만 세계 경기둔화 여파로 운송량이 줄어들고 화물운임이 하락하면서 올해 1분기에는 저조한 영업성적표를 받아들 전망이다.
1일 인천국제공항공사에 따르면 인천공항 화물 물동량은 올해 1분기 기준 48만5437톤으로 지난해 동기(69만2438톤) 대비 29.9% 감소했다. 해상운송 항로의 운임 수준을 나타내는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999.73으로 지난해 4분의 1 수준으로 떨어졌다.
계속된 경기 둔화로 물동량 회복 시점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설상가상으로 국제유가는 계속 오름세를 보일 전망이다.
주요 산유국들의 협의체인 석유수출국기구 플러스(OPEC+)는 이달부터 하루 116만 배럴 규모의 자발적 추가 감산에 돌입한다. 이번 감산은 지난해 10월 OPEC 플러스(+) 회의에서 결정된 대규모 감산 정책과 별도로 실행되는 추가적인 조치다.
OPEC+의 깜짝 감산 발표로 국제유가는 우상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미국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 거래일보다 2.02달러 오른 배럴당 76.7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두바이유도 같은 기간 1.73달러 뛴 배럴당 79.73달러에 마감했다.
국제유가는 3월까지만 하더라도 70달러 선에 거래되면서 안정적인 흐름을 이어갔지만 감산 발표 후 3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원유 생산 감축으로 국제유가가 배럴당 90달러를 넘어설 것이라고 관측했다.
경기가 좋을 때 국제유가가 오르면 운임에 따른 유가 상승분을 반영할 수 있지만 지금처럼 반대일 경우 항공·해운 수요가 급격히 줄어 운임에 적용하기 어렵다. 항공·해운업계의 전체 영업비용 중 유류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20~30%에 달한다.
업계에서는 화물 수요가 줄고 운임도 떨어지면서 실적 부진이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봤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운임지수가 코로나19 이전 상황까지 떨어졌고 주요 매출원인 장기운송계약의 운임이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며 “실적 부진을 극복하기 위해 소비심리 회복 등 수요 반등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