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우크라서 지불한 ‘비싼 수업료’...“최종 목표는 중국”

입력 2023-04-26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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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슬린 힉스 미국 국방부 부장관이 19일(현지시간) 의회에 도착했다. 워싱턴D.C./AFP연합뉴스
미국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군사·경제적 지원 명목으로 천문학적인 돈을 쏟아부었다. 1년 새 집행한 자금 규모만 354억 달러(약 47조 원)가 넘는다. 러시아가 일으킨 전쟁은 단순한 영토 침입이 아닌 자유세계 질서에 대한 도전이었기 때문이다. 미국은 러시아를 상대한 이번 경험을 통해 향후 중국과의 충돌에 대비할 중요한 교훈을 얻었다고 미 국방부 2인자가 밝혔다. 미국이 ‘비싼 수업료’를 내고 전략·전술을 업그레이드한 셈이다.

캐슬린 힉스 미국 국방부 부장관은 블룸버그통신과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을 통해 많은 이점을 얻었다”며 “중국과 충돌 시 꾸준한 무기와 탄약 공급을 위해 산업 기반을 키우고 연구하는 법을 배우고 있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는 전쟁 과정에서 모두 핵심 탄약 부족에 시달렸다. 전쟁이 교착상태에 빠진 가운데 누가 신속하게 무기와 탄약을 재충전하느냐에 승패가 달렸다는 분석까지 나왔다.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은 우크라이나가 반격에 나설 수 있도록 충분하고 신속하게 필요한 무기를 공급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자국 비축분도 여의치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냉전 종식 후 미국 내 방산업체가 구조조정을 겪으면서 관련 산업이 축소되고 탄약 생산업체도 급감했기 때문이다.

우크라이나 전쟁 과정에서 탄약을 비롯한 무기의 지속적인 공급 중요성을 깨달은 미국이 관련 제도를 수정하고 보완하기 시작한 것이다. 미 국방부가 무기 생산업체와의 장기 계약을 통해 예측 가능성을 확보했다고 힉스 부장관은 설명했다. 그동안 미국 방산업계는 1~2년 내 정부의 군수품 구매 중단 가능성을 우려해 생산량 확대를 주저해왔는데 14개월 간의 우크라이나 전쟁 경험이 이런 문제를 해결하는 실마리를 제공해줬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의회 승인 없이 미국이 보유 중인 여분의 무기를 양도할 수 있는 ‘PDA(Presidential Drawdown Authority·대통령 집행 권한)’ 방식을 ‘재발견’한 것도 성과다. 힉스 부장관은 “태평양에서 우리 군에 더 많은 양의 탄약을 더 빠르게 조달하기 위해 해당 권한을 어떻게 사용할 수 있을지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을 통해 미국의 상업용 우주 혁신 생태계의 역량을 깨닫기도 했다고 힉스 부장관은 강조했다. 우크라이나는 전쟁 기간 상업용 위성 인터넷 서비스 덕에 목표물을 정확하게 감지하고 최전선과 적진의 상황을 파악할 수 있었다. 그는 “이러한 경험은 우리가 가장 투자할 만한 역량에 대해 생각하도록 도움을 줬다”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동맹과의 협력 경험도 중요한 자산이 됐다. 힉스 부장관은 “미국과 동맹국들이 침략국에 어느 정도의 경제적 압박을 가할 수 있는지 시험할 수 있었다”며 “정보 공유의 중요성도 절실히 느꼈다”고 말했다. 침공 전부터 지금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알리고 공유하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달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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