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사업 갈증 가득한 대기업들 'SMR'에 꽂혔다 [SMR 돋보기①]

입력 2023-04-24 05:00수정 2023-04-24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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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중립 맞물려 강대국 주도
2035년 전세계 630조 규모
두산 등 미 기업에 5억불 투자
정부도 'K-SMR' 개발 박차

▲2021년 11월 29일 윤석열 당시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대전 대덕연구단지 내 한국원자력연구원을 방문해 소형모듈원자로(SMR)을 살펴보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

윤석열 정부가 원전 산업 육성에 집중하겠다고 밝히면서 소형모듈원자로(SMR) 시장에 관한 관심이 높다. 신사업에 대한 갈증으로 가득한 대기업들은 커지는 SMR 시장 선점을 위해 투자를 가속화하고 있다. 특히 SMR은 차세대 에너지원에서 그치지 않고 국가 간 기술 패권 경쟁 수단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영국왕립원자력연구원에 따르면 2035년 세계 SMR 시장 규모는 630조 원으로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아이다호국립연구소는 2050년 신규 원전의 50%가 SMR로 건설될 것으로 내다봤다. 전망이 밝은 만큼 미국, 중국, 러시아 등 세계 경제를 이끄는 강대국이 성장세를 주도하며 주도권을 확보하려는 모습이다.

시장 성장 속도가 가파르자 국내 대기업들도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대표적으로 △두산에너빌리티(1억 달러) △SK㈜·SK이노베이션(2억5000만 달러) △삼성물산(7000만 달러) △GS에너지(4000만 달러) △HD한국조선해양(3000만 달러) 등 원전 설계·제작·운영 등 전주기 역량을 보유하고 있는 국내 대기업들이 미국 기업에 지갑을 열었다. 이들이 미국 테라파워와 뉴스케일 파워에 투자한 규모만 총 5억 달러에 육박한다.

전문가들은 이런 국내 대기업들의 SMR 투자는 신사업에 대한 갈증과 함께 탄소 중립과도 맞물려 있다고 분석한다.

김성중 한양대 원자력공학과 교수는 “SMR 시장은 탄소 중립하고 맞물려 있다”며 “세계적으로 에너지 활용의 30% 이상은 탄소 배출이 되는 석탄 화력, 가스를 사용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하지만 이제 석탄 화력은 탄소세에 발목이 잡혔고, 가스는 가격대도 높아 경제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이렇다 보니 전력을 가장 필요로 하는 제철소, 조선소 등 제조업 분야에서도 새로운 에너지로 대체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온다.

철강업계 한 관계자는 “탈탄소를 위해 철강사들도 연구개발 비용을 대폭 늘리고 있는 만큼, SMR도 제조업 분야에서 탄소 중립을 실현할 수 있는 핵심이 될 수 있다”며 “하지만 아직 상용화 전인 만큼 섣불리 나서기는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정부도 2023년부터 2028년까지 총 4000억 원을 투자해 ‘한국형 SMR’인 혁신형 소형모듈원자로(i-SMR)를 개발할 계획이다. 태양광,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단점을 보완할 수 있도록 개발하기로 한 것이다.

신재생에너지는 전기 출력을 조절할 수 없지만 i-SMR은 상황에 따라 전기 출력을 높이거나 낮출 수 있다. 이를 통해 탄소 중립에 SMR을 적극적으로 활용한다는 구상이다.

우리나라는 1978년 대형 원전을 주력 전원으로 국가 산업화를 이끌었다. 하지만 이젠 SMR이 미래 핵심 산업으로, 새로운 신성장동력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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