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약한 고리’ 상호금융, 부동산PF도 벅찬 데 ‘엎친 데 덮쳤다’[전세사기 파장]

입력 2023-04-21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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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원 금감원 부원장보가 20일 열린 '2023년 상호금융권 내부통제 워크숍'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 금감원)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의 ‘약한 고리’로 꼽히고 있는 상호금융권에 ‘전세 사기’ 악재까지 겹쳤다. 인천 미추홀구 전세사기 피해 주택 상당수 대출이 새마을금고 등 상호금융권에서 이뤄져서다. 이미 연체율 상승으로 건전성에 경고등이 켜진 상호금융권은 정부의 전세사기 피해 주택 경매 유예 조치 실행을 사실상 떠안으면서 일정 부분 손실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열악한 소형사들의 경우 경매 중단 등 사태가 장기화되면 연쇄 도산 가능성마저 우려되는 상황이다.

20일 박상원 금융감독원 부원장보는 ‘2023년 상호금융권 내부통제 워크숍’에서 부동산 PF, 전세사기 대출 등 위기에 직면한 상호금융권에 충당금을 추가 적립하라고 지시했다.

상호금융권은 최근 부동산 PF를 중심으로 건전성에 대한 우려가 고조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 말 신협·농협·수협·산림조합 4곳의 전체 연체율은 2021년 말 1.17% 대비 2022년 말 1.52%로 0.35%포인트(p)증가했다. 같은 기간 새마을금고의 연체율은 3.59%, 저축은행 3.4%, 카드사는 1.2% 등이다. 은행 연체율 0.25%와 비교하면 압도적으로 높은 수치다.

 

특히 이번 전세사기 피해 지역인 인천의 새마을금고는 더욱 심각하다.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이 새마을금고 관리부처인 행정안전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인천 지역 새마을금고 53곳의 NPL비율이 올해 1월 말 기준 5.04%로 전국에서 가장 높은 수준으로 집계됐다.

 

문제는 새마을금고의 부실이 전세사기 대상 주택 지원 방안 실현 가능성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이다. 건전성 관리도 안 되는 금고들이 경매 유예에 따라 지연이자가 늘어나면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전세사기 피해 지원 조치에 참여할 수 있는지에 대한 의구심이 나오는 배경이다.

 

이날 전세 사기 근절 및 피해 지원 관련 당정협의회에서 추진된 전세 사기 피해 임차인에게 주택 경매 때 우선매수권과 저리대출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추가 대책을 내놨다.

 

제2금융권을 둘러싼 불안 심리가 확장될 가능성도 있다. 금융회사가 주담대로 나간 돈을 충분히 회수하지 못할 것이라는 시장의 우려가 확산되면 ‘뱅크런’(대규모 예금 인출)으로 연결될 수 있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수석위원은 “PF연체율이 계속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새마을금고에 대한 위험이 커지고 있다”며 “특히 금융당국의 관리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만큼 부실 채권 등이 더 심각하다”고 진단했다.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는 신중론도 있다. 신용상 한국금융연구원 리스크센터장은 “2금융권이라도 집주인의 주택담보대출이나 세입자의 전세자금과 관련해서는 변제권이 선순위여서 당장은 대출 손실이나 부실로 연결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면서도 “경매가격이 우선 변제권 이하로 낮아지는 경우 문제가 되는 만큼 좀 더 상황을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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