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가격경쟁 본격화…저가형 몰려온다

가격이 전기차 구매 의사결정에 있어 핵심적인 요인으로 자리 잡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전기차 시장 1위 테슬라의 가격 인하 정책이 시장 전반으로 확산 중인 가운데 중국 BYD와 독일 폭스바겐 등이 상대적으로 가격이 낮은 보급형 전기차 출시까지 예고했다.

17일 한국자동차산업연구원은 <전기차 가격경쟁 시대의 시작>이란 보고서를 통해 "전기차 시장에서 가격이 국내외 소비자의 구매 의사 결정에 있어 핵심적인 요인으로 자리잡았다"고 분석했다.

연구원은 EV트렌드코리아 자료를 근거로 "국내 소비자는 전기차 구입 시 최대 고려사항으로 △주행거리(26%)와 △가격(24%) △충전소(19%) △구매보조금(17%) 순으로 선택했다"고 밝혔다.

이어 "전기차 보급 단계에서는 내연차 대비 전기차의 상대적 가격이 소비자 구매 결정 및 전기차 보급 확산에 더욱 유의미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라며 "전기차 시장 초기와 달리 다수의 소비자가 ’낮은 유지관리 비용‘을 더 중요하게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테슬라는 2023년 판매 목표 달성을 위해 모델3와 모델Y의 가격 인하를 단행했다. 테슬라가 가격 인하를 단행하자 포드와 BYDㆍBMWㆍ폭스바겐도 잇따라 전기차 가격을 인하했다.

완성차 업체들은 가격 경쟁력 확보를 통해 전기차 시장 점유율을 높이는 동시에, 수년 내에 현실화될 주요국의 전기차 구매보조금 폐지·삭감 계획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려는 목적을 지녔다.

(자료=한국자동차연구원)

연구원은 이런 가격 인하 정책과 관련해 "판매를 끌어올리는 효과를 지녔으나 거꾸로 매출 하락으로 이어질 우려도 크다"고 강조했다.

앞서 테슬라는 최대 20%에 달하는 가격 인하를 통해 올해 1분기 차 인도량이 약 42만 대를 기록했댜. 전년 4분기 대비 인도량은 약 4% 증가한 것. 그러나 오히려 매출액은 전년 4분기보다 약 5%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결국 가격 경쟁이 장기화될 경우 기존 완성차 업체들의 시장점유율이 더욱 확대되고, 일부 전기차 스타트업은 존폐 위기에 처하면서 전기차 시장이 재편될 가능성도 높다.

연구원은 "가격 전략만이 기업의 장기 생존을 담보하기는 어려우므로, 완성차업체는 각종 비가격 경쟁요소에 집중하면서 정교한 제품 차별화를 통해 시장 지배력을 높이고자 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