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한기 버겁다”…스타트업 1분기 투자금 77% 하락

입력 2023-04-03 15:30수정 2023-04-04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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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분기 투자금 9372억, 지난해 1분기는 3조 7647억 원
심사역 “IPO가 늦어지며 투자 심사도 깐깐해지는 것…당연한 일”

올해 1분기 스타트업이 유치한 투자금이 전년동기대비 77%나 줄어들며 ‘투자 혹한기’의 상황을 여실히 드러냈다. 전문가들은 잇따른 기업공개(IPO) 연기가 벤처투자시장에도 영향을 줬다고 분석하며 현재 상황이 3년은 갈 것으로 전망했다.

3일 스타트업레시피에 따르면 국내 스타트업이 올해 1분기에 유치한 투자금은 9372억5000만 원으로 지난해 1분기 투자금인 3조7647억 원보다 77% 하락했다. 3조3843억 원의 투자금이 모인 2021년 1분기보다는 75%가 떨어졌다.

특히 후기 투자의 감소로 성장 단계 투자가 눈에 띄게 줄었다. 올해 1분기엔 1000억 원 이상 투자를 유치한 기업이 한 곳밖에 나오지 않았다. 100억 원 이상 투자를 유치한 기업도 25곳에 그쳤는데 이는 지난해 동기 대비 3배 이상 줄어든 성적이다.

스타트업을 직접 운영하는 기업인들은 이러한 어려움을 체감한다고 말했다. 지식 공유 플랫폼을 운영하는 스타트업 대표는 “투자가 많이 어려워졌다는 걸 느낀다”며 “주변에서도 매출이 분명히 나와야 투자를 받을 수 있다는 생각에 지표를 만들려고 노력하는 경우가 늘었다”고 말했다.

3D 오브젝트 플랫폼을 운영하는 스타트업 관계자는 “벤처투자가 결성됐다는 신문기사만 해도 확 줄었다”며 “투자 시장에 나올 때 규모가 있는 회사는 수익성을 보여주고, 막 시작하는 회사는 덩치를 키우기보다는 생산성을 증명하려고 매우 노력한다. 그 점이 올해 1분기가 이전과 달라진 점”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현재의 얼어붙은 투자 상황은 벤처투자자(VC)의 자금력이 부족해서라기보다는 기업공개(IPO)가 어려워지면서 생긴 현상으로 봤다. 실제로 물가 및 금리 상승 등으로 IPO를 준비하던 마켓컬리ㆍ오아시스ㆍ블루포인트파트너스 등의 기업들이 시기를 늦췄다.

VC가 투자를 회수하려면 스타트업의 IPO가 이뤄져야 한다. IPO가 늦춰지면 VC가 자금을 회수할 수 있는 때도 늦어진다. 투자를 집행해도 수익을 낼 수 있는 때를 기약하기 어려우니 심사 과정도 꼼꼼해지고 과정도 길어진다.

초기 투자를 주로 하는 심사역 A 씨는 “IPO가 늦어지면 스타트업의 체력이 중요해진다”며 “IPO가 될 때까지 스타트업이 버틸 체력이 있는지를 투자자가 추가로 평가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심사역 B 씨는 “투자자도 스타트업과 다르지 않다. 수익이 제1의 목표”라며 “예전에는 그렇게 깐깐하게 투자 심사를 안했는데 왜 이제 그러냐고 비판할 게 아니라 흐름이 바뀌었으니 당연히 그렇게 되는 것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스타트업 업계에서는 이러한 상황이 몇 년은 지속할 것으로 봤다. 앞선 심사역 A 씨는 “몇십 년간 유지됐던 큰 투자 기조가 바뀐 것이라 금방 새로운 변화가 생기지는 않을 것”이라며 “예전처럼 되려면 최소 3년 이상은 있어야 된다. 스타트업들은 바뀐 기조에서 살아남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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