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리포트]③먹구름 낀 韓경제, 하반기 살아날까

입력 2023-04-02 19:00수정 2023-04-04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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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호 기자 hyunho@)

한국 경제가 불황 터널에 진입했다. 은행 유동성 위기에도 세계 경제는 회복세에 접어들 것이란 희망론이 우세하지만, 한국만은 여전히 둔화·침체 등이 점쳐지는 상황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상향 조정했지만, 국내 전망치는 기존 2.0%에서 1.7%로 하향 조정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도 일본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상향 조정했지만, 한국 전망치는 1.8%에서 1.6%로 하향 조정했다. 만약 전망치가 현실화하면 일본이 한국의 경제 성장률을 역전한 건 1998년 외환위기 이후 약 25년 만이다.

하반기 성장은 어려워…‘소폭 회복’ 전망

경제 전문가들도 올해 국내 경기가 크게 성장할 가능성은 작다고 입을 모았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지난해에는 2.6% 정도 예상했었는데, 올해 성장률은 1.4% 정도 예상한다”며 “올해 바닥을 찍은 뒤 내년에 약간 회복되는 수준을 보일 것”이라고 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도 “하반기 유럽 경기가 불안정할 수밖에 없어 드라마틱한 반등을 보여주기는 어렵다”고 예상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반도체 경기 회복이 안 된 상황에서 경기가 반등하는 데는 어려움이 있다”며 “반도체 수요가 특별히 늘어나거나 미중 갈등이 해결되지 않는 한 상황은 지속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경수 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국 은행들의 ‘대출태도지수’가 경기 선행 지표로 사용된다”며 “최근 실리콘밸리은행(SVB) 사태 등으로 대출태도지수가 좋지가 않아 미국의 설비투자 수위가 떨어지는 등 영향으로 한국도 수출 상황이 어렵다”고 했다.

이어 “이 같은 미국의 경제 여건을 고려하면 국내 경제는 3분기부터 수출이 개선되며 하반기 경제가 소폭 개선될 것”이라며 “올해 1% 중반 정도의 성장률을 예측한다”고 봤다.

긍정 요인은 ‘중국’, 리스크는 ‘미국’

전문가들은 한국 경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요인에는 중국, 부정적 영향을 미칠 요인에는 미국을 꼽았다.

김대준 팀장은 “중국에서 회복세가 나타나면 제1 수출국인 한국도 같이 상승하는 경향이 있어 중국의 회복이 간접적으로 수혜를 줄 것”이라며 “리스크는 미국”이라고 했다.

그는 “은행 유동성 위기가 또 불거질 수 있다는 경계 심리가 생겨서 은행 대출이 어려워질 수 있다”며 “그럼 레버리지를 사용하는 경제인 미국 소비가 위축되고, 추후 부채 한도 협상 이슈가 발생하면 한국 경제도 악재에 노출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과 교수는 “물가 리스크같은 불확실성이 많다”며 “물가가 잘 잡히고 있다고 보기 어려운 데다 중국의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이 물가에 영향을 줄 수도 있어 위험요인으로 꼽힌다”고 했다.

지루한 박스권 장세…반도체 ‘주목’

전문가들은 향후 증시에서 저평가된 반도체 업종에 주목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김대준 팀장은 “주식시장은 선행하는 경우가 있어 반도체와 플랫폼 섹터를 대형주 쪽에서는 좋게 보고 있다”며 “정부가 정책적으로 지원해주는 AI(인공지능)나 로봇, 원전 테마에 대해서도 관심을 둬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경수 센터장도 “긍정적으로든 부정적으로 보든 핵심은 반도체”라며 “현재 가장 부진한 업종 중 하나지만, 2분기를 최악으로 3분기부터는 반도체 가격이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경민 팀장도 “긍정적으로 본 인터넷이나 2차전지, 자동차 업종은 최근까지 상승 흐름을 보여주면서 쉬어가는 타임이라면 반도체 업종은 하반기 회복세를 보여줄 것”이라며 “조정 시 매수 전략을 추천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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