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VB 사태 후폭풍, 기술 생태계가 흔들린다

입력 2023-03-15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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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VB, 수십년 간 실리콘밸리 금융생태계 대부”
스타트업 비즈니스 모델, 성장 대신 수익성 초점 압박 가능성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로고가 보인다. 로이터연합뉴스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여파로 전 세계 기술산업이 수년간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웨드부시의 댄 이브스 애널리스트는 14일(현지시간) 미국 CNBC방송과 인터뷰에서 “SVB는 수십 년간 실리콘밸리 금융생태계의 대부였다”며 “역사적인 붕괴 여파가 기술 산업 부문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SVB는 저금리 시절 미 장기국채에 대규모 투자를 했다가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공격적 금리인상으로 타격을 입었다. 이자가 오르면서 장기채가 헐값이 됐고 SVB 보유 자산 가치도 하락했다.

SVB 주 고객층도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은행 예치금을 인출하기 시작했다. 현금 확보에 나선 SVB는 장기채 210억 달러어치를 매각했고 이 과정에서 18억 달러의 손실을 봤다.

해당 발표로 뱅크런이 가속화되면서 미 당국은 급기야 파산을 명령했다. 미 규제당국은 금융시장 불안이 번지는 걸 막기 위해 발빠르게 개입에 나서 모든 예금자를 보호하겠다고 밝혔다.

정부가 적극적 조치에 나섰지만, 이번 사태가 기술 산업계에 부정적 영향을 줄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우선 기술 생태계의 주요 기둥인 스타트업들이 자금 조달 압박에 시달릴 수 있다. 최근 기술업계는 고금리, IPO 부진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빅테크들이 직원을 대량 해고해 경비를 절감하는 동안 스타트업들은 허리띠를 졸라맸다. 이런 상황에서 SVB는 그나마 스타트업들의 숨통을 틔워줬다.

RSE벤처스 CEO인 매트 히긴스는 “SVB는 급여 서비스, 창업자 대출, 신용한도 등을 제공했다”며 “경기둔화 여파로 스타트업 상당수가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SVB 의존도가 컸다”고 말했다. 이어 “하룻밤 새 사라졌고 기댈 다른 대출 기관이 없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스타트업의 비즈니스 모델도 수익성에 초점을 맞추는 방식으로 변화 압박을 받을 수 있다. 타불라의 아담 신골다 CEO는 “기업들이 비즈니스에 대한 사고방식을 재부팅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브스 애널리스트는 “초기 단계의 기술 스타트업이 강제로 매각되거나 문을 닫을 수 있다”며 “향후 수년간 기술 산업계에 큰 파급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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